[김대통령 연두기자회견 일문일답]

  • 입력 1997년 1월 7일 12시 12분


金泳三대통령은 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內外信 年頭회견을 통해 새해 국정운영청사진을 발표한데 이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정치 경제 안보외교 등 국정전반에 걸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결정시기와 방법을 말씀해주십시요. ▲대선후보 결정은 너무 일찍 하는 것도 온당치 않고 너무 전당대회를 늦게 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전당대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신한국당 대선후보는 전당대회에서 결정될 것입니다. 그러나 당을 책임지고 있는 총재의 입장에서 분명한 나의 입장을 당원과 국민들에게 전달할 것입니다. -대선에 대비해 당정개편 시기는 언제로 잡고 있고 李壽成총리가 신한국당으로옮길 가능성은 있습니까.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李총리는 행정부에서 국무총리로서 아주 일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총리로서 일을 맡기는 것이 옳습니다. 당정개편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노동관계법 안기부법 개정으로 경색된 與野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야당총재와 만날 용의는 없습니까. ▲이 자리에는 외국기자들도 많이 나와 있지만 민주주의 선진사회에서는 소수가 다수로 하여금 국회에서 표결을 하지 못하도록 의장실이나 의장공관을 점거하고 부의장을 식당에 감금하는등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민주주의를 잘하는 英國의 메이저총리를 만났을 때 야당보다 겨우 1석이 많지만 국정에 아무 지장을 받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야당총재들을 이 시점에서 만나서 무슨 해결의 길이 있는게 아니지 않습니까.현재로서 만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북한체제가 올해안에 심각한 변동이 있거나 평화가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경우 大選등 정치일정에 차질이 없겠는지 별도의 대책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십시오. ▲대단히 심각한 얘기입니다. 어떤 일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설적으로 `이런 상황이 오면 이렇게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대단히 옳지 않습니다. 지도자로서 대통령으로서 가정적인 상황을 미리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여권후보가 누가 되느냐는 대통령의 결심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여권후보의 기준은 무엇이고, 대통령께서 마음에 두고 있는 후보가 있다면 밝힐 의향은 없습니까. ▲그건 이 다음에 할 이야기 같습니다. 물론 추진력이라던가 하는 여러가지 훌륭한 점을 갖춰야 합니다. 첫째로 능력이 있어야 하고 깨끗한 도덕성도 갖춰야 합니다. 이런 중에서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해당될 것입니다. 너무 구체적으로 말하면 말을 다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92년 大選때 법정 선거비용을 초과한 후보가 있었는데 실제 사용한 비용이 얼마입니까. 盧泰愚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선거지원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그 규모가 얼마인지 밝혀주십시요.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大選 두달전쯤인 10월초라 생각되는데, 盧泰愚대통령이 선거중립을 지킨다는 이유로 갑자기 탈당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많은 사람들도 잇따라 탈당했습니다. 그 전까지 나는 주례회동이라고 해서 1주일에 한번씩 만났는데, 탈당이후에는 만날 이유도 없었고 일체 만나지도 않았습니다.선거가 끝난 뒤에도 만나지 않았고 탈당뒤 취임식에서 처음 만났습니다.그런 기회가 전혀 없었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고 盧대통령으로부터 도움받을 일도 전혀 없었습니다. 盧대통령의 탈당이 내게 얼마나 충격을 줬는지 짐작할 것입니다. 법정비용을 얼마나 썼는지 정확히 모릅니다.전적으로 당에서 한 일이고 나는 유세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모든 업무를 당에서 했습니다. 나는 제일 나쁜 것이 대통령이 돈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과거 대통령이 돈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돈을 받지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대통령이 돈을 받으면 부정부패 척결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이 되고나서 어느 누구로부터 단 1전도 받은 일이 없습니다. 하나님과 국민에게 떳떳하게 말할 수있습니다. -야권후보단일화에 대해 평가해주시고 야권후보가 단일화됐을 경우 여당의 선거 전략을 변경하실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요. ▲야당(후보가)단일화되는지 안되는지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여당입장에서 야당이 단일화돼도 전략을 바꿀 생각도 없습니다.우리는 누구와 싸워도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4자회담에 대해 다시한번 촉구하셨는데 북한은 잠수함 사건에 대한 사과이후에도 우리 정부에 대한 비방을 계속하면서 미국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향후 4자회담 성사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요. ▲4자회담은 저 혼자가 아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함께 제안한 것입니다. 4자회담이라고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主가 아니고 아니고 남북한이 대화의 주체가 되는 겁니다. 「4-2」라고 생각하면 됩니다.우선 편의상 4자가 만나지만 결국은 두사람이 만나게 되는 것이지요. 북한이 (제안을) 받을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방법이라고생각합니다. 이달중에 한국 미국 북한 3자가 만나 설명회를 한다는 약속이 돼있는데 장소와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곧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안기부법 개정과 관련해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데 대통령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과거 중앙정보부로부터 가장 피해를 입은 사람중 한 사람이 나입니다. 5.16군사쿠데타가 났을 때 나는 바로 중앙정보부에 연행돼 감옥에 갔습니다. 그후 기회만 있으면 중앙정보부에 불려가 며칠씩 있었습니다. 나는 어린 시절의 사진이 없습니다.내가 쓴 글들을 모두 다 가져갔습니다.그런 박해를 받은 입장에서 법을 개악한다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번 북한의 잠수함이 강원도에 상륙하고 또 연세대에서 한총련 학생들이 시위를 하는 등 엄청난 일을 벌였습니다. 우리나라에 공산당 무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어 참 어려움이 많습니다. 때문에 최근의 안기부법 개정은 공산주의로부터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일본과도 다릅니다. 남북이 대치해 간첩이 수없이 내려오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데드라인이라고 생각해서 법을 개정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을 재추진할 의사가 있습니까. 金正日이 권력승계를 할 경우 정상회담이 개최될 전망은 있습니까. ▲북한은 불확실한 지역입니다. 金日成이 사망한후 3년동안 주석직이 빈 자리로 그대로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북한의 상황은 대단히 심각합니다. 국민들이 상상하는 것이상으로 식량문제 등이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한달기간에도 북한에 미그기 3대가 연습도중 떨어졌습니다.연료부족으로 떨어졌습니다. 기름도 없거니와 기름을 많이 주면 남쪽으로 넘어갈까봐서 기름을 적게주다보니 그런 일이 생겼습니다. 미그기가 3대나 떨어지는 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주석이 누가 되면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 한다는 얘기는 맞지 않는 얘기입니다. 가상해서 누가 되면 정상회담을 한다는 얘기는 이런 시점에서 할 얘기가 아닙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과거 동유럽국가들을 포함해 확장되고 있는데 이것이 동북아 질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십니까. ▲NATO가 조금 커진다고 해서 동북아 평화에 영향을 받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지역에서 평화가 유지돼야 국제평화가 가능하겠지만 NATO가 커지는 것이 동북아평화에 당장 영향을 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韓日정상회담에서 무슨 말씀을 하실 것이며 대중문화의 외국개방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입니까. ▲韓日정상회담에서는 여러가지 문제를 충분히 얘기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하시모토 日총리와는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모든 문제를 얘기할 것입니다.대중문화는 韓日 양국의 우호증진에 기여하는, 또 국민정서도 감안하는 방향으로 단계적, 점진적으로 개방하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는 92년 大選당시 선거공약으로 문화예산 1% 확보를 제시했습니다.재임기간중 이 목표를 실현하실 용의가 있는지, 문화부를 독립시킬 용의가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모든 부문에 예산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만 한꺼번에 예산을 늘리기는 어렵습니다. 선거공약으로 내건 교육예산 5% 확보 목표를 실현하기까지도 2년이나 걸렸습니다. 다른 부문의 예산과 균형을 맞춰 가능한한 공약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경제침체가 심각한 상황인데 새해벽두부터 노동법개정과 관련한 파업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노사관계에 대해 안정책을 갖고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요. ▲우리 노사관계는 국민정서상 볼 때 서로 오해가 많은 것같습니다. 이번 노동법 개정은 선진형으로 바꾼 것입니다. 경제가 몇백배 커졌는데 노동법을 지난 43년간 단 한번도 바꾸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43년전 옷을 입으라고 해서 그대로 입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노동법은 선진국 수준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노동자나 기업인이나 조금씩 불리한 사항이 있더라도 경제가 어려운만큼 대국적으로 참고 견뎌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노동쟁의를 벌이고 있으나 선진국 어느나라에 노동쟁의가 있습니까.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도 가입했습니다.개정 노동법이 악법도 아니고 선진국형으로 바꾼 것입니다. 나도 임기가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누가 해도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물가안정 약속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대학등록금과 에너지 가격이 들썩거리고 있습니다.특히 올해는 大選까지 겹쳐 물가안정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대책이 무엇입니까. ▲물가안정은 정부만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온국민의 동참이 필요합니다. 내가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경제사정이 매우 나빴습니다. 그 다음해부터 성장률이 7%대로 갈 수 있었고 경제도 2년간 아주 좋았습니다. 대통령 혼자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주부에서 여기 있는 기자여러분,기업인 자신들부터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하는 일이 달라야 합니다. 기업이 노사의 어려움등으로 외국으로 나가는 일도 심각히 생각해봐야 합니다.모두 기업을 경영하기 쉬운 곳으로 나가고, 우리는 껍데기만 남으면 어떡합니까.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도 사는 것입니다. -모두에 언급하신 금융개혁위원회가 금융산업 개편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말씀해주십시요. ▲금융개혁문제는 정부사람만 하는게 아니고 일반사람들도 포함되는 겁니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해 나갈 수 있도록 수요자 입장에서 개혁해 나가는 겁니다. 시장개방속에서도 살아날 수 있도록 기업인 등 민간인들 위주로 구성될 겁니다. -지난 92년 大選 당시에는 후보 조기가시화를 주장하셨는데 지금은 大選논의조차 금지하고 있습니다.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때 상황을 모르는 얘기입니다. 그때는 大選 직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후보가 가시화되는게 좋은 겁니다. 그때 문헌에 다 나와있어요. 만일 내가 후보로 전당대회에서 선출됐다면 (국회의원) 선거에서 절대적으로 우리가 이겼을 겁니다. 선거전략상 잘못된 것이지요.그러나 지금은 국회의원 선거가 3년도 더 남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전당대회 빨리할 필요가 없습니다.(92년때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신경제 5개년 계획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경제의 모든 것이 성공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경제는 바다물결처럼좋았다 나빴다 하며 파도가 있기 마련입니다. 세계경제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내가 취임한 해는 경제가 아주 나빴습니다. 하지만 그후 2년동안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세계경제 11위라는 경제대국의 입장에서 우리 교역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일본의 경제도 올해는 어렵다는 것이 세계경제진단입니다. 우리와 교역량이 많은 대표적 나라들이 어려울 때 우리만이 좋아질 수 있을까 걱정됩니다. 그러나 정말 우리가 최선을 다하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노동자 기업이 최선을 다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全斗煥 盧泰愚前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습니다만 재판후 사면할 용의는 없습니까. ▲지금 그 사건은 대법원에서 재판중입니다. 그런 문제를 놓고 대통령이 현시점에서 어떻게 한다는 말을 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그 얘기는 지금 전혀 할 수없는 얘기입니다. -퇴임이후 생활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십니까. ▲내 나름대로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다 보니 내가 이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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