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좌익게릴라들에 의해 리마주재 일본대사관저에 억류중이던 李元永 駐페루대사가 21일오전 9시 20분께(현지시간 20일오후 7시20분)37명의 다른 인질들과 함께 풀려났으나 22일 새벽 2시(현지시간 21일낮 12시)까지 다시 억류됐던 일본대사관저로 돌아가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부 당국자는 "리마에 파견된 曺基成대사가 현지에서 柳宗夏외무장관에게 전화를 통해 보고해온 바에 따르면 李대사는 20일저녁 7시20분께(현지시간) 다른 37명의 인질들과 함께 풀려났다"면서 "李대사는 초췌한 모습이었으나 건강한 표정이었으며 넥타이를 풀고 있었다"고 말했다.
曺대사는 전화보고에서 "李대사가 이집트, 브라질대사 및 페루국회의원과 기자 1명등 모두 5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면서 "기자회견에서 하비에르 디에스 페루국회의원은 성명을 통해 `인질범들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원하며 우리 5명이 내일낮 12시(한국시간 22일새벽 2시)까지 돌아가기로 약속하고 나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曺대사는 "李대사가 기자회견후 페루 경찰승용차편으로 다른 4명과 함께 행선지가 확인되지 않은 곳으로 떠났다"면서 "페루당국의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李대사는 풀려난후 柳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현재 리마주재 브라질대사관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며 "회의가 끝나면 곧 우리대사관으로 갈 예정"이라고 보고했다고 외무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李대사가 19일 먼저 풀려난 독일과 캐나다대사등과 마찬가지로 인질범들의 메시지를 페루정부측에 전달하기 위해 조건부로 석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면서 "정부는 이에 따라 李대사의 자세한 석방경위등을 조사하라고 현지공관에 긴급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일단 李대사가 페루정부의 조사가 끝난뒤 건강체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비에르 디에스 페루국회의원은 이날 석방된뒤 현장에서 성명을 발표, "게릴라들은 우리들을 정중하게 대우했으며 거친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면서 "페루측의 강경대응이 인질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외무부에 따르면 디에스의원이 낭독한 인질일동명의의 성명서는 ▲단절된 수도전기 전화의 공급재개 ▲식량부족과 건강악화의 해결등을 요구, "우리는 현재 매우 곤란한 상황에 있어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원하며 군사적 해결은 커다란 손실을 초래할 것인 만큼 각국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디에스의원은 인질범명의로 된 별도의 성명을 낭독, "현재 수감중인 모든 동료들의 석방을 원하며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수감중인 동료들과의 통화가 이뤄지기를 원한다"며 "모든 극단적인 사태는 인질에게 위협이 될 것이며 이는 정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李대사는 17일저녁 8시께(한국시간 18일오전 10시) 산 이시드로에 위치한 일본대사관저에서 열린 日국왕 생일축하 리셉션에 참석했다가 페루 좌익게릴라들에 의해 다른 2백여명의 인질들과 함께 억류됐다가 사흘만에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