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안 처리안팎]제도개선안 「연좌제」빼고 통과

  • 입력 1996년 12월 13일 19시 37분


「宋寅壽·鄭用寬기자」 통합선거법의 연좌제 폐지와 소급적용 여부로 여야가 대치, 이틀을 허송한 국회는 13일 자민련측이 당초 방침에서 후퇴함에 따라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과 제도개선법안 등을 가까스로 처리했다. ○…여야간 타협의 조짐은 12일 저녁 신한국당 徐淸源(서청원)원내총무가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를 만나면서부터. 서총무는 이날 청구동 김총재자택을 방문, 30여분간 연좌제 폐지와 예산안처리 지연에 따른 비판여론을 전하며 협조를 부탁했다. 김총재는 연좌제 조항이 위헌소지가 있어 이번에 폐지하려는 만큼 재판이 끝나지 않은 4.11 총선 선거사범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여당측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총재는 결국 연좌제조항을 그대로 두는 대신 제도개선협상 시한인 내년 2월까지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한다는데 양해했다. 이 과정에서 어떤 「흥정」이 있었는지에 대해 두 사람 모두 함구하고 있으나 서총무가 자민련측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언질을 주었다는 후문. 이에 따라 3당 총무들은 13일 오전 11시반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담을 갖고 선거법의 연좌제 폐지를 제외한 제도개선법안과 예산안 추곡수매동의안 등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자민련 김총재는 이날 본회의 개의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정부 여당을 성토한뒤 선거법의 연좌제 폐지를 유보키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총재는 먼저 『한 정당(자민련지칭)의 의원들을 6개월동안 볶아대고 잡아 넣더니 이제는 우리당이 마치 趙鍾奭(조종석)의원 한명을 살리려고 연좌제를 폐지하려는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며 『무슨 놈의 세상이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그는 이어 『신한국당 서총무가 어제 집으로 찾아왔기에 「내 뜻의 몇분의 일이라도 받아들인다면 우리도 협력하겠지만 당신들도 인성을 되찾으라」고 말했다』며 『서총무와 한 얘기를 다 말하지 않겠지만 여러분들은 모든 것을 나에게 맡겨 주고 3당총무 합의에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李廷武(이정무)원내총무는 기자들에게 『국민회의는 말로만 우리를 따른다고 하고 신한국당은 절대로 물러날 수 없다고 하는데 우리가 마지막까지 버티면 여론이 어떻게 나오겠느냐』고 하소연하면서 여당과의 협상에서 반대급부는 없다고 강조. 한편 자민련은 내년초 연좌제 폐지문제가 확정되기 전에 조의원에 대한 재판이 끝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을 신청, 시간을 벌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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