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동하는 대권산실/김상현]「후농3인방」주축 경선 포진

  • 입력 1996년 12월 4일 20시 10분


「李哲熙기자」 국민회의의 金相賢(김상현)지도위의장은 언제나 바쁜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요즘은 더 바쁘다. 내년 국민회의의 대통령후보선출 경선 준비 때문이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 여의도의 H오피스텔에 경선도전 공식선언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13평짜리 경선준비 기획팀의 「아지트」를 마련했다. 김의장은 여의도에 개인후원회 사무실과 한국그린크로스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보안문제」 때문에 별도로 사무실을 마련한 것이다. 「後農(후농·김의장의 아호)특보단」으로 불리는 기획팀에는 이른바 「후농3인방」인 朴正勳(박정훈) 金元吉(김원길) 金宗培(김종배)의원과 張永達(장영달)의원 등 현역 4명이 참여하고 있다. 원외로는 朴祐燮(박우섭·인천 남갑·홍보특보) 李俊炯(이준형·경기 안양만안) 李光熙(이광희·경북 영주)위원장 등이 합류했다. 또 재야운동권출신인 金學珉(김학민) 許仁會(허인회) 金用錫(김용석)씨도 핵심멤버다. 과거 김의장과 가까웠던 辛基夏(신기하) 安東善(안동선) 李允洙(이윤수) 李吉載(이길재)의원 등은 『金大中(김대중)총재에 대한 도전 캠프에서는 빠질 수밖에 없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아직 특보단의 역할분담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박정훈의원이 조직 홍보, 김원길의원(93년 민주당 당권도전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이 기획, 김종배의원이 비서실장을 맡게 될 것으로 전해진다. 특보단은 매주 월요일 모임을 갖고 김의장의 지나간 1주일간 행보에 대한 종합평가와 다가올 1주일의 일정 및 발언기조 등을 기획 조율한다. 최근 김의장이 당내 회의에서 「DJP연합(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대선공조)」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는 등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도 특보단의 건의를 수용한 것이다. 향후 경선일정과 조직확대작업 등 대강의 「밑그림 그리기」도 특보단의 몫이다. 현재 이들은 「김상현과 녹색정치」라는 타이틀의 문화이벤트로 유세에 나서고 「움직이는 선대본부」와 외곽지원팀을 가동하는 방안 등 갖가지 아이디어들을 놓고 논의중이다. 이들의 주공략대상은 당내 소외세력. 자민련과의 공조문제나 김대중총재의 「보수화」에 대한 반발세력을 흡수하면서 鄭大哲(정대철) 金槿泰(김근태)부총재 세력과 「비주류 3자연합」을 추진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특보단은 『정, 김부총재와 가까운 인물들이 가담한 것을 보아도 알겠지만 이같은 구상이 그저 「희망사항」만은 아니다』고 주장한다. 특보단이 가장 주력하는 대목은 김의장의 이미지 바꾸기다. 「한물간 구시대 정치인」 「술수와 모사(謀事)의 대가」 등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대안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보단은 소설가 金聖東(김성동)씨가 정리하는 「회고록」, 김의장의 정책구상을 담은 「21세기 국가경영전략」이라는 두 권의 책을 준비하고 있다. 특보단 이외에 김의장이 중시하는 모임은 매주 토요일 金善宗(김선종·성균관대) 朴湧植(박용식·건국대) 蘇在先(소재선·경희대) 崔鎔基(최용기·창원대)교수 등 정책자문교수팀과 갖는 세미나. 또 金榮作(김영작·국민대)교수를 비롯, 文正仁(문정인·연세대) 李政熙(이정희·외국어대)교수 등도 김의장이 자주 만나 자문하는 멤버들이다. 지난 9월 미국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한 연설문도 이들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당발」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김의장은 당내외 인사들의 경조사에 거의 빠지는 법이 없다. 최근에는 서예작가협회와 택견협회 회장이라는 직함을 새로 달았고 재야시절 동지들인 張乙炳(장을병·민주당의원) 高銀(고은·시인) 韓勝憲(한승헌·변호사) 尹炯斗(윤형두·범우사대표) 李泳禧(이영희·한양대교수) 任軒永(임헌영·문학평론가)씨 등이 참여하는 「으악새」모임도 가졌다. 자금문제는 김의장에게 큰 난제. 항상 『돈은 많다고 해야 모이는 법』이라던 김의장도 요즘에는 앓는 소리를 낸다. 지난달 22일 후원의 밤 행사에는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지만 액수는 기대수준의 절반도 안됐다고 한다. 그러나 과거 丁一權(정일권)전국무총리의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가던 식의 김의장 특유의 자금조달방식으로 버텨나간다. 부동산재벌인 N씨, 중소기업사장인 P씨 등이 주요 자금원이고 일본 미국에도 후원그룹이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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