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개잡이 멍텅구리배,84명 태운채 풍랑만나 표류

  • 입력 1996년 11월 14일 20시 24분


지난 1일 중국선박에 구조된 북한인 84명은 북한을 탈출한 보트피플이 아니라 조개 등 해조류 채취에 나섰던 단순표류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북경(北京)의 한 관련인사는 『단순한 미담기사가 일부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엉뚱하게 알려졌다』며 이들이 단순표류자였음을 재확인했다. 이들의 조난 및 구조사실을 처음으로 보도한 북경청년보와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확한 경위는 다음과 같다. ▼조난〓대부분 부녀자와 어린이들로 구성된 84명은 지난달 24일 예인선이 이끄는 무동력 목선(거룻배)을 타고 황해 북부 해상의 사려도에 조개 등 해조류를 채취하러 갔다. 그러나 풍랑이 너무 심해 계속 사려도에 머무르고 있던 중 식량이 바닥나 결국 29일 예인선이 양식을 가져오기로 하고 먼저 떠났다. 거룻배 위에서 기거하던 아녀자들은 29일 저녁 강풍으로 거룻배의 닻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표류하기 시작했다. ▼구조〓만 3일간을 표류하던 거룻배는 지난 1일 오후4시 중국 요령성 장해(長海)현 장자도진 어업2공사 소속 요장어(遼長漁)6017호에 의해 황해 북부 해상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당시 해상에는 6,7급의 강풍이 불고 있었고 조난자들은 굶주림과 추위에 몹시 지친 상태였다. ▼귀국〓중국측에 의해 다음날 새벽 대장산도(大長山島)항으로 옮겨진 조난자들은 황해호텔로 안내돼 음식과 옷 신발 등을 제공받는 등 따뜻한 대접을 받았다. 2일 오후3시 장해현위원회와 현정부가 베푼 환송식에서 조난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했고 신의주에 사는 金昌浩씨는 연달아 『중조(中朝)인민 우의(友誼)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단동(丹東)을 거쳐 귀국길에 올랐다.〈北京〓黃義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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