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통’ 美국무부 2인자 셔먼 물러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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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30년만에 은퇴” 글 올려
2000년 올브라이트 방북때 동행
한일관계 개선 기여한 ‘철의 여인’

12일(현지 시간) 사퇴 의사를 밝힌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3월 뉴욕 맨해튼 유엔 본부의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12일(현지 시간) 사퇴 의사를 밝힌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3월 뉴욕 맨해튼 유엔 본부의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 겸 ‘국무부 2인자’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74)이 6월 30일자로 사임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초대 국무부 부장관이자 미 최초의 여성 국무부 부장관인 그는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자 한미, 한미일 외교차관 회담 등을 여러 차례 개최하며 동맹 간 대응 조율과 단합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1993년 국무부에 입부한 지 30년이 흐른 오늘 은퇴를 발표한다. 그간 세 명의 대통령(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바이든) 밑에서 미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특권을 누린 것에 감사하고 싶다”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도태평양에서의 도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대처하고 동맹국과 파트너를 규합한 일 등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그의 상관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또한 “미국은 그의 리더십 덕분에 더 안전해졌고 동맹과의 파트너십 또한 견고해졌다. 부서를 대표해 그의 봉사에 감사한다”고 치하했다.

한때 그의 카운터파트였던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는 NYT에 “그는 미 외교에서 ‘철의 여인’ 같은 존재”라며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돕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고 호평했다. 셔먼 부장관은 사임 발표 직전 조 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임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때도 긴밀히 협력했다.

셔먼 부장관은 1949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미 보스턴대 사회학 학사, 메릴랜드대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 첫발을 내디뎠다. 1999∼2001년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냈고 당시 미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가 2000년 10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때 동행했다.

오바마 행정부 때는 국무차관 자격으로 이란 핵개발 중단 협상 등에 관여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당시 국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그가 국무장관에 기용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美국무부#2인자#셔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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