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로 갈라졌던 독립운동, 통합 외친 청년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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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2030청년들 촉진회 결성
“독립정부 수립 위한 필수 전제” 주장
보훈처, 관련 문건 80년만에 공개

한국혁명통일촉진회가 1942년 9월 작성한 ‘동맹국의 승리와 조선독립’ 문건. 촉진회는 이 문건에서 한국 독립의 전제조건은 연합국의 승리이며 이를 위해 독립운동 역량을 결집할 것을 주장했다. 국가보훈처 제공
한국혁명통일촉진회가 1942년 9월 작성한 ‘동맹국의 승리와 조선독립’ 문건. 촉진회는 이 문건에서 한국 독립의 전제조건은 연합국의 승리이며 이를 위해 독립운동 역량을 결집할 것을 주장했다. 국가보훈처 제공
일제강점기 좌우로 분열된 항일운동 단체의 통합을 주창한 ‘한국혁명통일촉진회’(촉진회) 관련 문건 9건이 5일 80년 만에 공개됐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12월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수집·보관하고 있던 1942년 5월부터 1943년 1월까지 작성된 촉진회 관련 문서 9건, 45쪽 분량을 발굴해 공개했다. 촉진회는 1942년 6월 중국 쿤밍에서 강창제 조중철 김우경 등 한국독립당 소속 20, 30대 청년들이 좌우로 갈라진 독립운동 단체와 정당 통합으로 대일(對日)전 승리와 연합국의 임시정부 승인 등을 이끌어내기 위해 결성됐다. 하지만 관련 사료가 거의 없어 그 실체나 활동이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공개된 문건에는 중국 내 청년들에게 촉진회의 주장을 전하기 위해 제작된 소책자와 미주 활동 독립운동가들에게 촉진회 활동을 소개한 편지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당시 연합국 승리와 조국 독립이 가까워진 상황에서도 좌우로 분열돼 있는 독립운동의 실상을 지적하며 정당 통합은 연합국으로부터 임시정부를 승인받고 독립 이후 한국인이 자주 독립정부 수립의 주체로 나서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라고 주장했다. 1943년 1월 16일 작성된 ‘최근 관내 우리 소식’이란 문건에는 “연합국의 승리 이후 한국인 스스로가 독립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통합해야 한다”고 돼 있다. 또 1942년 12월 25일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는 “분열된 독립운동가들의 단합을 위한 견해 제시를 요청”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 문건들에 대해 김영범 대구대 교수는 “80년 전 독립을 열망하는 젊은 독립운동가들이 좌우를 뛰어넘는 통합을 기성 독립운동가들에게 강력히 요구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보훈처는 “이 문건은 1940년대 독립운동사에서 새로운 의미가 있다”며 “유공자 공적확인은 물론이고 이 시기 정당통합운동 역사를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혁명통일촉진회#촉진회#관련 문건#80년만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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