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지킨 헌신과 열정… ‘우리들의 챔피언’입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7일 0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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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상/JSA경비대대] 작년 북한군 ‘JSA 총격귀순’때 목숨걸고 구조

“2015년 JSA 한국군 경비대대장으로 발령받은 직후 유서를 써놨었습니다. JSA가 워낙 위험한 지역이었으니까요.”

권영환 육군 중령(42·합동참모본부)은 지난해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벌어진 북한군 오청성 씨 귀순 사건 당시 “겁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언제든 죽을 각오를 하고 있었다는 것.

권 중령은 당시 현장 지휘관으로 총상을 입고 쓰러진 오 씨를 구하기 위해 구조작전에 나섰던 인물. 권 중령은 K-2 소총 ‘엎드려쏴’ 자세로 엄호를 했고, 노영수 중사(30·JSA 부소대장)와 송승현 상사(29·진급 예정자·수도방위사령부)는 포복 자세로 오 씨에게 접근했다. 오 씨를 놓친 뒤 흥분한 북한군이 지척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목숨을 걸고 구조에 나서 오 씨를 살릴 수 있었다. 송 상사는 “군인이라면 누구라도 머뭇거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노 중사 역시 “송 상사와 눈이 마주치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빨리 가자’고 했다”며 “또다시 같은 상황이 발생해도 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제복상/안효삼 중령] 국군유해 봉환 등 공군 ‘空輸작전의 산역사’

6·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64구를 실은 공군 C-130 수송기가 9월 하와이를 이륙했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에 있던 유해를 봉환하는 작전이 시작된 것. 태풍 콩레이가 수송기를 막아섰지만 조종사는 천둥번개 속에서도 비행을 계속했다. 유해는 3일이 걸려 고국에 도착했다. 국군 영웅들의 68년 만의 귀향이었다.

작전의 숨은 주역은 C-130 조종사 공군 안효삼 중령(42·제5공중비행단)이었다. 안 중령은 “선배님들을 제시간에 고국에 모셔오고 싶어 비행을 중단할 수 없었다”고 했다.

2000년부터 C-130을 조종 중인 그는 비행시간 3000시간이 넘는 베테랑 조종사다. 조종, 비행 계획 수립, 임무 통제에 이르기까지 자타 공인 최고 공수(空輸) 전문가다. 10월엔 태풍 위투로 사이판에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 이송 작전에 투입됐다. 7월 라오스 댐 붕괴, 9월 인도네시아 강진 당시 공군이 구호 임무에 투입됐을 때도 국내에서 현지 작전을 지원했다. 공군의 주요 공수 작전 뒤에는 늘 그가 있었던 셈이다. 안 중령은 “대대원들이 있었기에 임무가 가능했다. 더 큰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제복상/이용순 경위] 현장 지문채취기법 개발한 과학수사 베테랑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과 광역2팀 이용순 경위(57)는 과학수사 현장감식 전문가다.

이 경위는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문 채취 기법을 직접 개발해 과학수사 기법의 발전에 기여했다. 2004년 서울 마포경찰서 과학수사팀에서 근무할 당시 수중 변사자의 지문 채취 기법인 ‘지두 공기주입법’을 발명했다. 2014년에는 부패·건조한 시신의 지문을 채취하는 ‘지두 인상법’을 발명해 경찰청 주관 ‘과학수사 기법·장비·아이디어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 경위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사고 현장에서 지두 공기주입법 등을 활용해 희생자 신원을 파악하는 임무를 맡았다. 또 2015년 열린 한-중미통합체제(SICA) 콘퍼런스에 참여해 중남미 8개국을 대상으로 과학수사 기법을 전수하고, 올해 베이징(北京) 아시아 법과학 네트워크에서 지문 채취 기법을 발표하는 등 한국 과학수사의 역량을 세계에 알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퇴직을 2년 6개월 앞두고 있다는 이 경위는 “남은 재직 기간 동안 후배들에게 감식 기법과 노하우를 최선을 다해 전수하고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제복상/김대원 소방장] 33세에 ‘늦깎이 소방관’… 인명구조땐 최선봉

부산 해운대소방서 김대원 소방장(45)은 2010년 1월 발생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현장에서 2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잠수복을 입고 한 달간 차가운 바다에서 구조 작업을 펼쳤다. 2016년 부산 해운대구에서 23명의 사상자(사망 3명)가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선 생사를 넘나들던 6명의 목숨을 동료들과 함께 구해냈다. 그는 2012년 5월 서면 노래방 화재, 2010년 10월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화재 등 부산 시민들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앞장섰다.

김 소방장은 33세였던 2006년 소방관이 됐다. 동료들보다 한참 늦은 나이였지만 소방관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2003년부터 8군단 특공대대, 11공수특전여단 등에서 직업군인으로 활동하다 대위로 제대했다. 인명구조사 2급, 화재대응능력 2급, 위험물기능사 등 여러 자격증을 따며 소방관의 꿈에 한 걸음씩 다가섰다.

김 소방장은 “든든한 동료들이 함께해 왔기에 위험한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항상 나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특별상/전덕구 중령] 지휘관-교관-해외파병… 20여년간 참군인

“20여 년간 맡은 소임을 다하려고 노력한 부분을 인정받은 것 같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전덕구 해병 중령(45)은 1996년 임관 이후 최전방 지휘관과 교관, 합동참모본부 근무 등 다방면에서 성실하게 임무를 완수해 왔다.

중대장 시절 최우수 부대로 선정되는 등 탁월한 지휘 능력을 인정받았고, 백령도에서 대대장으로 재직하며 고속전투주정 소대를 창설하고 한미 해병연합훈련(KMEP)을 주도해 서북도서 방어태세와 능력 증강에 기여했다. 합동군사대의 창설요원(교관)으로 3군 합동교육체계 구축에 기여해 표창을 받는 한편 우수교관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해외 파병 경험과 성과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2004년엔 이라크 평화재건사단(자이툰 부대) 군수참모 담당으로, 2010년엔 아이티 단비부대 경비복구지원대장으로 파병 임무를 수행했다. 이 같은 공로로 국방부장관 표창과 유엔평화유지활동 기장을 수상했다. 2016년 말부터는 합참 작전기획부에서 국방개혁2.0에 부합하는 작전개념 구상 및 작성 임무를 수행 중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특별상/고정선 경사] 학교밖 청소년 240여명 도와준 ‘이모경찰’

전북 익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교전담경찰관인 고정선 경사(39·여)는 익산 지역 가출청소년 사이에서 ‘이모 경찰’로 불린다. 고 경사가 지금까지 고민을 상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익산 지역 가출 및 학교 밖 청소년은 240여 명에 이른다.

고 경사는 2년 전 중고교에 다니는 세 자매가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학교를 자퇴하고 집에서 지낸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와 학생들을 설득했다.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검정고시 학원과 연결해 주고 시청을 통해 긴급 생활비를 지원하도록 조치했다. 고 경사의 도움에 힘입어 자매 중 두 명은 중졸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꿈이었던 미용 일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고 경사는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10대 가출소녀 A 양의 부모를 찾아가 함께 설득에 나서 A 양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으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도록 돕고 있다.

익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위민경찰관상] 난동-방화 제지하려고 몸 던진 영웅들

경북 영양경찰서 고 김선현 경감(51)은 7월 8일 영양군 동부리의 한 가정집에서 백모 씨(42)가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그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직했다. 그의 딸 성은 씨(21)는 최근 아버지의 뒤를 이어 순경 채용시험에 합격해 중앙경찰학교 입교를 앞두고 있다.

대구 수성경찰서 고 정연호 경위(41)는 지난해 12월 21일 “아들이 번개탄을 사 왔는데 조치를 해달라”는 신고를 받고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 출동했다. 정 경위는 이 집에 살던 허모 씨(32)의 투신이 우려되자 아파트 9층 베란다 외벽을 통해 방으로 들어가려다 추락해 숨졌다.

부산 남부경찰서 성철경 경위(54)는 1999년 6월 19일 수영구 광안동의 한 가정집에서 부부싸움 뒤 액화석유가스(LPG)에 불을 붙이려던 20대 남성을 제지하다 가스가 폭발해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었다. 2년간 치료를 받는 등 힘든 상황 속에서도 각종 범죄 경력 조회 및 증명서 발급 등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대구=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위민소방관상] 국도에 풀린 개 구조하다 ‘안타까운 희생’

국도를 활보하는 개를 구조하는 것도 소방관의 몫이었다. 동물의 생명도 보호해야 하지만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 김신형 소방장(29·여)은 3월 30일 오전 9시 45분경 충남 아산시 둔포면 국도 43호선에 ‘풀린 개가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당시 신임 교육 중이던 고 김은영 소방사(30·여), 고 문새미 소방사(23·여)와 함께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펌프차에서 내리는 순간 시속 70km 이상으로 질주하던 25t 트럭이 차량을 덮쳤다. 꽃다운 20, 30대 여성 소방관과 예비 소방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2013년 소방관이 된 김 소방장은 100여 차례 화재현장에 출동했다. 아산소방서 교육홍보담당자를 지낼 때에는 ‘어린이 119 소방동요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온양권곡초 어린이들을 지도해 대상을 수상하는 데 도움을 줬다. 김 소방사와 문 소방사는 교육 기간 동안 솔선수범해 다른 교육생들의 모범이 됐다.

아산=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이렇게 심사했습니다
불법조업 단속 등 사회변화 반영… ‘JSA 구조’ 포함 15명 선정

이번 ‘제8회 영예로운 제복상’ 심사에는 위원장인 정상명 전 검찰총장과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인 안동범 세무법인 로고스 회장, 이현옥 상훈유통 회장, 강수진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정용관 채널A 보도본부 부본부장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20일 동아일보에서 진행된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질의응답을 통해 후보자들을 심사했다. 지난해 11월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 씨를 극적으로 구출한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는 올해 공로를 인정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영예로운 제복상이 사회적 변화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정상명 위원장은 “북한과의 마찰이 줄어드는 시기에 해경은 무장한 중국의 어선과 마주해 목숨을 건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특히 각종 단속 장비 개선 노력 등으로 우리 바다를 지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단은 엄정한 논의 끝에 대상 1명, 영예로운 제복상 6명(JSA 경비대대 3명 포함), 특별상 2명, 위민경찰관상 3명, 위민소방관상 3명 등 모두 15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자 중 공무원은 1계급 특진되고 군인은 인사고과에 반영된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 헌신-봉사… 우리 사회 숨은 영웅들 ▼

○ 대상(상금 3000만 원)
박성록 경위(전남 목포해양경찰서)

○ 영예로운 제복상(상금 각 2000만 원)
JSA 경비대대(권영환 중령, 송승현 상사, 노영수 중사)
안효삼 중령(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이용순 경위(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과 광역2팀)
김대원 지방소방장(부산 해운대소방서)

○ 특별상(상금 각 1000만 원)
전덕구 중령(합동참모본부 작전기획부)
고정선 경사(전북 익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 위민경찰관상(상금 각 1000만 원)
고 김선현 경감(경북 영양경찰서)
고 정연호 경위(대구 수성경찰서)
성철경 경위(부산 남부경찰서)

○ 위민소방관상(상금 각 1500만 원)
고 김신형 지방소방장(충남 아산소방서)
고 김은영 지방소방사(충남소방본부)
고 문새미 지방소방사(충남소방본부)

※ 시상식: 2019년 1월 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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