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법 배운대로” 뇌전증 시민 구한 상근예비역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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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간질) 증세로 쓰러진 남성을 구한 김도영 상병(오른쪽)과 최민우 일병. 육군 제공
뇌전증(간질) 증세로 쓰러진 남성을 구한 김도영 상병(오른쪽)과 최민우 일병. 육군 제공
 육군 상근예비역 2명이 뇌전증(간질) 증상으로 길에 쓰러진 남성을 구한 사실이 17일 뒤늦게 알려졌다.

 미담의 주인공은 육군 31사단 비호부대 풍향동대에서 행정병으로 복무 중인 김도영 상병(21)과 최민우 일병(26). 이들은 지난달 31일 오후 6시경 광주 북구 서방시장 내 사거리에서 쓰러져 있는 한 40대 남성을 발견했다. 다른 시민들은 술에 취한 사람으로 보고 그냥 지나쳤지만 김 상병과 최 일병은 다가가 상태를 관찰했다. 이 남성은 발작 증세를 보였고 입에 거품이 가득 차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태였다. 김 상병 일행은 즉시 119에 신고한 뒤 메고 있던 배낭을 벗어 남성의 머리 뒤를 받쳤다. 이어 남성의 목을 옆으로 젖혀 입속 거품을 빼내는 등 기도 확보를 위한 응급처치를 했다. 추위에 떨고 있는 남성을 위해 입고 있던 야전상의와 전투복 상의를 벗어 덮어 줘 체온을 유지하도록 했다. 신병교육대대에서 배운 구급법을 그대로 실행한 것이다.

 두 사람의 신속한 대응 덕에 이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었다. 최 일병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훈련병 시절 배운 구급법이 실제로 쓰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뇌전증#구급법#군인#최민우#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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