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사랑하는 대학생들, ‘노란배측범잠자리’ IUCN 멸종위험군 등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4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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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을 사랑하는 대학생들이 국내 고유종인 ‘노란배측범잠자리’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험군 생물목록(Red List)에 등록시켰다.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IUCN의 생물분류기준은 국제기구 등에서 멸종위기종의 지정과 보존을 계획하는 객관적인 근거로 사용된다. 한국곤충학회는 14일 대학생 곤충연구팀인 ‘우리곤충연구회’가 노란배측범잠자리에 대한 생태서식연구 결과를 IUCN에 제출했고, 이 잠자리가 지난해 12월 멸종위험군으로 등록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고유 무척추동물을 IUCN의 멸종위험군 등록도 노란배측범잠자리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IUCN의 등재기준이 워낙 까다로워 전문가도 등재한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

고유종의 멸종위험군 생물 등재를 추진한 우리곤충연구회는 동국대 재학생 정현용 씨(24·국어교육과)와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학생 4명이 꾸린 모임이다. 2013년 생태관련연구단체인 DMZ생태연구소에서 인턴으로 만난 이들은 물방개와 같은 수서곤충과 딱정벌레를 주제로 대화를 나눌 만큼 곤충에 관심이 많았다. 연구보조를 돕던 인턴기간이 끝난 뒤에도 2주에 한 번씩 모여 곤충을 연구하는 연합동아리를 만들었다.

정 씨는 “모임을 만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참 다양하고도 예쁜 곤충이 사라지는데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리고 보존할까 고민하다가,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종 곤충을 IUCN에 등록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모임을 만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IUCN의 우리 고유종 곤충 등재라는 목표가 생겼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들은 경기 연천군으로 곤충 현장채집을 나갔다가 우연히 사진으로 찍은 형광색의 노란배측범잠자리 사진에 매료되면서 이를 첫 등록목표로 삼았다. 이들은 환경부의 ‘전국자연환경조사’에서 해당 잠자리가 전국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자료와 DMZ인근지역서 모래에 해당 잠자리의 알이 있다는 자체 현장조사 자료를 IUCN에 제출했다. 이들은 이번 성과를 인정받아 국립생물자원관이 진행하는 국내 희귀종 무척추생물 서식지 생태연구조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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