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 이은미 씨(왼쪽)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 여성 인권 실태 고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참으며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오른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열차에서 군인들이 여자 승무원을 성폭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열차승무원 출신 김은미 씨)
“협동농장에서 사람들이 꼬리 없는 소처럼 일했습니다.”(협동농장원 출신 이은미 씨)
김 씨와 이 씨 등 탈북여성 5명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이 직접 겪은 인권침해 사례를 증언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이들의 머리 위에는 ‘북한에는 여자는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지금도 생생한 당시 기억에 몇몇은 눈물을 흘렸다.
탈북여성 287명으로 구성된 ‘뉴코리아여성연합’은 세계여성의 날(8일)을 하루 앞둔 이날 북한 여성 인권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가 탈북여성이 참석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북한에서 열차승무원으로 일했던 김은미 씨의 월급은 78원이었다. 한 달을 일해도 쌀 1kg(80원)을 살 수 없었다. 배급은 항상 부족해 배고픔은 일상이었다. 1회용 생리대가 없어 면 생리대를 여러 번 말려 사용해야 했을 정도로 생활용품도 부족했다. 이런 환경에서 여성들의 인권은 힘 있는 자들에게 유린당하기 일쑤였다.
북한군 간호사로 6년간 근무하다 2014년 11월 탈북한 최수향 씨는 “군 간부가 여성 분대장을 늦은 밤에 부르곤 했다”며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한 여성 분대장이 불명예제대를 한 뒤 자살한 일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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