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영애씨, 유엔 北차석대사 면전서 시위

  • 동아일보

“비열한 지뢰테러… 김정은을 처단하라”

마영애 미주탈북자선교회 대표(오른쪽)가 12일 미국 뉴욕 북한대표부 사무실로 들어서는 안명훈 주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등 보인 이)에게 “살인 악마 김정은을 처단하라”라고 외쳤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마영애 미주탈북자선교회 대표(오른쪽)가 12일 미국 뉴욕 북한대표부 사무실로 들어서는 안명훈 주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등 보인 이)에게 “살인 악마 김정은을 처단하라”라고 외쳤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잠깐만요. 여기 보세요…. 살인 악마 김정은을 처단하라, 처단하라.”

12일(현지 시간) 정오경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인근 북한대표부 사무실 앞에서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테러’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던 탈북자 출신 재미 북한인권활동가 마영애 미주탈북자선교회 대표가 한 중년 남성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이 남성은 북한대표부 사무실로 들어가던 안명훈 북한 차석대사였다. 마 대표는 “북한의 목함지뢰 테러는 비열한 전쟁 범죄” “살인독재자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라)” “유엔은 북한 테러에 적극 대처하라”고 쓴 팻말을 들고 있었다. 안 차석대사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서둘러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마 대표는 그의 등 뒤에다 큰 소리로 “김정은을 처단하라”고 다시 외쳤다. 마 대표가 안 차석대사를 따라 건물 안까지 들어갈 기세로 고함을 계속 치자 뉴욕 경찰 2명이 “그만하라”며 마 대표를 말렸다.

마 대표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사람들이나 뉴욕을 방문한 북한 고위외교관 등의 동선을 파악해 따라다니며 구호를 외치는 이른바 ‘면전 고함 시위’ ‘찰거머리 시위’로 유명하다. 뉴욕 외교 소식통들 사이엔 “마 씨는 북한 외교관들이 가장 마주치기 싫어하는 공포의 대상 1호”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그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목함지뢰 테러는 DMZ 무력화를 위해 대한민국 경비병들에게 심각한 공포심을 안겨주고 위험 지역의 경계근무를 기피하도록 유도해 지휘명령 계통을 파괴하려는 잔혹하고도 전형적인 대남 심리전술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반까지 진행된 마 씨의 피켓 시위에 안 차석대사를 비롯한 북한대표부 사람들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철저히 외면하는 전략을 썼다.

마 대표는 “예전에는 (북한 외교관들이) 내 면전에다 대고 ‘죽여 버리겠다’고 말하곤 했는데 요즘은 공개적으로 맞대응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내 자동차 타이어에 계속 펑크를 내거나 우편함 속 편지를 찢어 버리는 ‘무언의 감시와 협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마영애#유엔#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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