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꿈에 그리던 결혼사진을 갖게 됐다. 1급 장애인인 김진식(가명·왼쪽에서 두 번째) 씨와 송경미(가명·오른쪽) 씨가 28일 경기 시흥시 파티인하
우스에서 결혼 6년 만에 결혼식을 올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카드 제공
“신랑은 모든 것을 신부와 나누고 진실한 마음으로 위하며 살겠습니다.”
“신부는 신랑을 위해 매일 아침밥을 꼭 챙기겠습니다.”
28일 경기 시흥시 파티인하우스에서는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식장에 결혼행진곡이 울리자 부부는 나란히 휠체어를 타고 행진했다.
이날 새신랑, 새신부가 된 김진식(가명·49) 씨와 송경미(가명·44) 씨는 둘 다 1급 장애인이다. 김 씨는 두 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이후로 두 다리로 걷지 못했다. 송 씨는 스물둘 꽃다운 나이에 뇌출혈을 앓고 반신불수가 됐다.
두 사람은 2006년 김 씨가 일하는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만나 사랑을 키웠다. 2009년 경기 시흥시에서 살림을 차리고 부부로 살기 시작했지만, 어려운 형편과 혼자서는 움직이지 못하는 몸 탓에 결혼식은 엄두도 못 냈다. 비좁은 원룸의 썰렁한 벽을 바라보면서 ‘예쁜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사진 찍어 걸어 놓았으면…’ 하는 꿈만 꾸었다.
그런 두 사람이 턱시도와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지인들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삼성카드가 임직원들의 모금으로 운영하는 ‘열린웨딩’을 통해서다.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등 소외계층에 결혼식 비용을 지원해주고, 신혼여행까지 보내주는 사회공헌활동이다.
결혼식 내내 김 씨는 곱게 화장한 신부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당신이 정말 내 아내가 맞아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 줄 알았어요.” 신부 송 씨 역시 턱시도를 차려입은 남편의 모습을 보고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주례에 이어 신랑신부가 준비해온 서약서를 읽을 때는 식장이 눈물바다가 됐다. 신랑은 신부의 결혼서약서를 들은 뒤 “한쪽 팔다리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사람이 매일 아침밥을 챙기겠다니 얼마나 마음이 예쁩니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두 사람은 결혼식을 끝낸 뒤 제주도로 2박 3일 신혼여행을 떠났다.
삼성카드는 ‘열린웨딩’을 통해 앞으로 3년간 80여 쌍의 부부에게 무료 웨딩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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