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출판도시 찾은 ‘행복독서버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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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책방거리 헌책방…
책의 향기, 코끝을 스치네

경기 파주출판단지를 찾은 서울 면일초 학생들이 책마을 책방에 들러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찾아서 읽는 모습. 서울시교육청 제공
경기 파주출판단지를 찾은 서울 면일초 학생들이 책마을 책방에 들러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찾아서 읽는 모습. 서울시교육청 제공
가을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8일 서울 중랑구 면일초 고학년 60명이 경기 파주의 출판도시를 찾았다. ‘행복독서버스’라는 이름의 독서여행. 출판 과정을 직접 보고 한국 인쇄문화를 공부해 책과 독서노트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책마을 책방 거리를 해설사와 함께 천천히 거닐다가 국내 유일의 납활자 인쇄공장인 ‘활판공방’을 방문했다. 세계 최고(最古) 목판 인쇄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세계 최고 금속활자 서적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우리 전통기술을 보여주는 곳.

학생들은 15명씩 조를 만들어 납활자를 한지에 인쇄했다. 어느 조는 윤동주의 ‘서시’가 새겨진 활자 인쇄기를 직접 돌렸다. 한지에 글자가 찍히자 학생 모두 신기한 듯 소리를 질렀다. 일부 학생은 낯선 잉크 냄새를 계속 맡으며 공장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헌책방에서 오래된 책의 향기를 맡는 학생도 보였다. 6학년 김휴현 군(12)은 “파주까지 버스타고 오느라 힘들었는데 책방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친구들과 함께 읽어 보니 훨씬 재미있다”며 활짝 웃었다.

오후는 책을 읽으며 행복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김영사 북아울렛의 어린이놀이방서 들러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읽어주는 동화 ‘행복한 청소부’를 들었다. 동화 ‘공자아저씨네 빵가게’의 저자인 김선희 작가로부터 작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한 진로탐색 강의도 들었다. 6학년 마연지 양(12)은 “커서 가수가 되는 게 꿈인데 책을 읽으면 미래에 성공한다고 하니 많이 읽어야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체험을 끝낸 뒤 구도희 양(12)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알고 싶었는데 궁금증이 해결돼 좋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조영숙 면일초 교사는 “책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게 하니 아이들이 종이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독서의 소중함을 깨달은 듯했다”고 전했다. 문 교육감은 “행복독서버스는 책을 많이 읽는 학생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책읽기를 즐거워하는 학생들이 자부심을 갖고 더 많이 참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행복독서버스는 내년 5월까지 서울 초중학교 200여 곳에서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오전에는 파주책마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책마을을 걷는다. 오후에는 저학년 고학년으로 나뉘어 저학년은 나만의 책 만들기, 고학년은 출판문화를 체험하고 북디자이너, 출판기획가, 편집자, 전통인쇄가로부터 진로 상담을 받는다. 참가를 원하는 학교는 서울시교육청 정독도서관 남산도서관 양천도서관 강서도서관 동대문도서관으로 신청하면 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행복독서버스#출판 과정#활판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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