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로맨틱한 존재. 바리스타는 커피와 로맨스 하는 사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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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 커피 바리스타 폴 바셋 인터뷰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바리스타 폴 바셋 씨가 21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내 ‘폴 바셋’ 매장에서 커피 제조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바리스타 폴 바셋 씨가 21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내 ‘폴 바셋’ 매장에서 커피 제조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좋은 커피를 만들겠다는 열정과 자신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 대한 서비스 정신, 이 두 가지가 없다면 바리스타 말고 다른 일을 찾아보세요.”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바리스타 폴 바셋 씨(35)가 21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아카데미에서 ‘바리스타를 꿈꾸는 청춘을 응원합니다’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동안 한국을 몇 차례 찾았지만 예비 바리스타를 위해 강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셋 씨는 25세 때 국제바리스타대회인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MC)’에서 최연소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커피 브랜드 ‘폴 바셋’을 만들어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명인이 됐다.

바셋 씨는 강연회에 앞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이 특히 커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사람들의 소통을 도와주는 도구”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커피는 로맨틱한 존재이며 바리스타는 커피와 로맨스를 하는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커피는 로맨틱한 존재지만 그걸 이해하기 위해 박봉에 수많은 밤을 지새워야 했다”며 “막연한 동경심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커피와의 로맨스는 22세 때인 2000년 시작됐다. 이탈리아로 여행을 간 바셋 씨는 현지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신 뒤 호기심이 생겼다. 지역에 따라, 만드는 사람에 따라 커피 맛이 다른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호주로 돌아온 그는 전화번호부를 펼쳐 카페 여기저기에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2년 동안 커피숍에서 커피 만드는 법을 배운 그는 2002년 호주 바리스타 대회에 처음 나가 7위를 차지했다. 이듬해 호주 바리스타 대회에 다시 출전해 우승했고 이어 세계 대회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세계 대회 최연소 우승자인 그는 바리스타를 꿈꾸는 세계 젊은이들의 ‘아이콘’이 됐다.

바셋 씨는 이날 특강에서 바리스타를 ‘커피의 질감이나 맛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라고 정의했다. 커피가 가진 잠재적인 맛을 잘 이끌어 내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오랜 커피 제조 경험과 노력을 꼽았다. 그는 “13년 동안 커피를 만들며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 커피는 ‘단맛’이 나는 커피였다”며 “커피 고유의 맛과 볶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맛이 적절하게 배합되면 단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그가 만든 커피 전문점 ‘폴 바셋’은 한국에 매장 19곳, 일본에 2곳이 있다. 우리나라는 매일유업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 사업을 키우기 위해 4월 본사에서 폴 바셋 사업부문을 떼어 내 독립시킨 매일유업은 올해 매장 5곳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여러 커피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내 시장에서 후발 주자에 속하는 ‘폴 바셋’의 경쟁력은 뭘까. 바셋 씨는 “스페셜티 커피(원두의 정보를 투명하게 알 수 있는 커피) 메뉴를 강화하고 바리스타의 역량을 높여 대중적인 브랜드에서 느낄 수 없는 고급스러움으로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바리스타#폴 바셋#커피#바리스타를 꿈꾸는 청춘을 응원합니다#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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