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대중가요뿐… 대중음악이 없다” 40대 명연주자 4人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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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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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만들고 데뷔앨범 내… ‘마스터4’ 모두 음악교수 겸임
대중음악에 새바람 기대

이태윤 손무현 장혁 조범진(왼쪽부터) 등 마스터4의 멤버들은 “지금껏 큰 가수의 세션 연주자로 많이 활동해 왔지만 이제야 그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우리 음악을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이태윤 손무현 장혁 조범진(왼쪽부터) 등 마스터4의 멤버들은 “지금껏 큰 가수의 세션 연주자로 많이 활동해 왔지만 이제야 그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우리 음악을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1980, 90년대 국내 가요계를 이끈 40대 연주자 네 명이 의기투합해 밴드를 만들고 데뷔 앨범을 냈다.

주인공은 ‘마스터4(Master Four)’. 손무현(45·작곡가 겸 프로듀서)과 조범진(40·사랑과평화)이 기타와 보컬을, 이태윤(48·조용필과 위대한탄생)이 베이스와 보컬을, 장혁(45·신승훈, 성시경 밴드)이 드럼을 맡았다.

이들의 1집은 5곡이 담긴 미니앨범 ‘시너지’. 록과 블루스, 퓨전재즈와 펑크가 공존하는 불꽃 튀는 연주에 친숙한 멜로디를 얹었다. 거품 걷고 설탕 뺀 원두커피처럼 진하게 귓가를 적신다.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서경로 서경대 연습실에서 만난 네 사람은 “과도한 편곡과 컴퓨터 음향의 덧칠이 ‘노래’만을 부각하는 시대에 우리 연주가 신선한 바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모임은 2010년 ‘일주일에 한 번 맛있는 거나 함께 먹는 절친클럽’으로 시작됐다. 술 한잔 걸치고 펼친 이들의 즉흥 합주를 본 친구이자 정형외과 원장인 염태하 씨가 “그간 못 펼친 본인들 음악 한번 제대로 해보라”며 음반 제작자를 자처했다. “염 원장이 제작비가 얼마나 들겠냐고 해서 직접 곡 만들고 연주하니 2000만 원 정도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더군요. ‘그것밖에 안 돼?’라고.”(장혁)

마스터4는 지난해 5월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멤버 4명은 각각 평택대와 서경대, 두원공대, 한양여대의 실용음악과 교수다. 이들은 팀명에 대해 “밴드마스터(밴드의 리더) 네 명이 모였다는 뜻”이라고 했다. 교수와 정상급 가요 세션 연주자로 활동했다는 것, 순수 국내파라는 것도 멤버들의 공통점이다.

이들의 음악 경력을 합치면 100년쯤 된다. 손무현은 1986년 임재범과 ‘외인부대’, 이태윤은 1983년 김태원과 ‘부활’을 결성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장혁은 1987년 ‘작은 하늘’로, 조범진은 1997년 ‘더 타임’으로 프로 음악계에 발을 디뎠다.

술친구로 모인 이들은 록 페스티벌을 포함해 다양한 무대에 서며 계속 앨범을 내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대중음악은 없고 대중가요만 있었잖아요. 늘 가수에게 끌려 다니는 연주가 지겨워졌어요.”(이태윤) “앨범 제목처럼 모이면 시너지가 나거든요. 자꾸 남자들이 보고 싶고 그립고, 그럼 안 되는데….(웃음)”(조범진)

마스터4는 29일 오후 7시 반 서울 대학로 천년동안도에서 앨범 발매를 기념한 공연을 한다. “그동안 노래만 질리도록 들으셨으니 이제 연주도 좀 들으셔야죠.”(손무현)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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