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정부 맞서 反戰보도 보장 설즈버거 NYT 前발행인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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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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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진보 성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의 아서 설즈버거 전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사진)가 29일(현지 시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설즈버거는 1963∼97년 발행인과 최고경영자, 회장 등을 지내며 NYT를 신문과 잡지 라디오 TV를 거느린 세계 유명 언론사로 키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설즈버거의 올곧은 언론관 덕분에 NYT는 1971년 6월 13일자에 미국이 베트남전쟁 확전 명분으로 삼은 ‘통킹 만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담은 국방부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보도할 수 있었다.

당시 보도로 반전운동은 더욱 확산됐고 NYT는 리처드 닉슨 정부가 국가기밀 누설이라며 낸 소송에서도 이겼다. 당시 소송에서 휴고 블랙 판사는 ‘미국 헌법이 언론자유를 보장한 것은 정부의 비밀을 파헤쳐 국민들에게 알리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설즈버거는 1970년대 중반 NYT에 메트로, 비즈니스, 소비자 면 등을 신설함으로써 이후 신문업계의 주요 흐름이 된 ‘섹션화’를 선도했다.

NYT를 경영하기 전 미 해병으로 복무하면서 6·25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던 고인은 아들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에게 1992년과 1997년 발행인과 회장 자리를 차례로 물려주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뉴욕타임스#설즈버거#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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