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학교’ 6년만에 문 닫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3일 03시 00분


지금까지 3000명 넘게 수강… 입주한 한옥 매물로 나와
내달 ‘찾아가는 학교’로 변신

지난 6년간 엄마들에게 ‘엄마 되는 법’을 전수해 온 서울 종로구 계동의 ‘엄마학교’가 30일 문을 닫는다. 서형숙 엄마학교 교장(54·여)은 “엄마학교가 사용하고 있는 한옥의 집주인이 올해 초 집을 매물로 내놓아 결국 계동 시절을 마감하기로 했다”고 12일 말했다. 서 교장은 “최소 한 달 이상 매주 꾸준히 만나면서 깊이 있게 공부해 왔던 정규 과정은 없어지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지역 공부 모임 방문이나 지자체 및 기업체 특강 등을 확대한 ‘찾아가는 엄마학교’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마학교는 서 교장이 ‘자녀 교육에 지친 엄마들을 위로하고 힘을 주자’는 취지로 2006년 9월 1일 문을 열었다. ‘다정한 엄마’ ‘영리한 엄마’ ‘대범한 엄마’ ‘행복한 엄마’로 구성된 기본 과정은 일주일에 두 시간씩 4주 과정이었다. 이 밖에 바느질과 건강한 먹을거리 만들기 등 심화과정을 운영하기도 했다. 수강생들의 요구로 대부분의 강의는 서 교장이 맡아왔다.

서 교장은 “길거리에서 아이들을 때리고 윽박지르는 엄마 모습이 보기 싫었다”며 “돈이나 학식이 없어도, 자기 인생을 포기하지 않아도 내가 했던 것처럼 편안하게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입소문을 타며 지금까지 3000명이 넘는 수강생이 학교를 다녀갔다. 광주 대전 천안 여수 등 10여 곳에는 ‘엄마학교 연구모임’이 조직됐다. 또 2009년에는 이주호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차관(현 장관)이 5차례 학교를 방문한 뒤 엄마학교를 사교육 끊기 운동의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해 전담 기구를 만들기로 하는 등 교육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서 교장은 “아이 키우는 것이 힘들다며 학교를 찾아왔던 엄마들이 수업을 들은 뒤 아이들을 더 잘 돌볼 용기와 지혜를 얻었다며 달려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엄마학교#찾아가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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