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없는 울릉도서 첫 서울대생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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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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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전형으로 사회과학계열 합격 울릉고 정현우 군

울릉도의 첫 서울대 합격생인 정현우 군의 모습. 정 군이 모교인 울릉고 교정에서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울릉고 제공
울릉도의 첫 서울대 합격생인 정현우 군의 모습. 정 군이 모교인 울릉고 교정에서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울릉고 제공
지난달 군 장성을 처음 배출한 울릉도에서 이번에는 첫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해 섬 전체가 축제 분위기다.

서울대가 9일 오후 발표한 ‘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선발 결과’ 합격자 명단에 경북 울릉군 울릉고 3학년 정현우 군(18)이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는 이날 정원 내 지역균형선발전형과 특기자 전형으로 1844명, 정원 외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으로 197명을 선발했다. 정 군은 1954년 울릉고가 ‘울릉수산고등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한 이래 처음 나온 서울대 합격자다. 정 군은 사회대 사회과학계열에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이 전형은 농어촌지역 학생과 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학생을 모집 대상으로 한다.

울릉도 토박이인 정 군은 군청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약국을 운영하는 어머니 밑에서 2남 중 장남으로 자랐다. 학원이 없는 울릉도에서 학교 수업 외에 EBS 방송과 인터넷 강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부했다. 정 군은 “친구들이 학업을 위해 섬을 떠날 때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울릉도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아직은 얼떨떨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 군은 경제학을 전공해 공인회계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정 군의 담임인 김종태 교사(46)는 “정 군이 2학년부터는 내내 전교 1등을 해왔으며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외국어영역 만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울릉도는 지난달 10일 2011년 국방부 후반기 장성급 인사에서 울릉고 전신인 울릉종합고 출신 남한권 대령(51)이 준장으로 진급해 첫 장군 탄생의 기쁨을 맛보았다. 박석환 울릉고 교장은 “경사가 이어져 울릉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며 “국가고시 중 사법시험에서 단 한 명의 합격자만 있을 정도로 인재가 귀한 지역이라 기쁨이 더하다”고 밝혔다. 울릉고 재학생은 177명이다.

한편 이번 서울대 수시모집 선발 결과 일반고 합격자 비율이 72.2%(1472명)로 지난해 70.3%(1460명)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 외국어고는 7.0%(143명)로 지난해 8.8%(183명)보다 1.8%포인트 줄었다. 과학고는 16.6%(339명)로 지난해 16.6%(345명)와 같았다. 특기자 전형만 놓고 보면 일반고 비율이 53.2%(627명)로 지난해보다 5%포인트 늘어난 반면 외국어고와 과학고는 각각 3.7%포인트와 1.1%포인트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군 지역 학생이 각각 4.4%포인트와 0.6%포인트 늘었다. 광역시와 시 출신은 각각 1.0%포인트와 3.9%포인트 줄었다. 성별로는 남자 61.9%, 여자 38.1%였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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