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중년 주부, 크로스오버 가수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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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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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씨, 뉴에이지 작곡가 호페와 손잡고 오늘 음반 공개

여고 동창에게 걸려온 전화가 인생을 뒤흔들어 놓았다. “사은회에서 노래 좀 불러줘. 너 성악 전공했잖아.”

아니었다. 이명희(예명 아나테봇리·55·사진) 씨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바클레이스은행 한국 지점에서 일하다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퇴직한 뒤였다. 그래도 동창의 착각 덕분에 2006년 사은회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때 마음속 스위치가 탁 켜진 것 같았다.

1일 만난 이 씨는 “그 순간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게 정말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 뒤 보컬 트레이너를 찾아갔던 이 씨는 5년이 흘러 이제 크로스오버 가수에 정식 도전한다. 그는 6일 엠넷미디어를 통해 10여 개 음원 사이트에 ‘코리아를 부른다’, ‘집으로 가는 길’, ‘담벽’, ‘더 댄스’, ‘나는 달이죠’ 등 직접 부른 노래 6곡을 공개한다. 북미와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저명한 뉴에이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마이클 호페가 지은 곡들이다. 가사는 미국의 작사가 데이비드 조지가 썼다.

무명의 가수 지망생이 세계적으로 이름 난 이들과 공동작업을 할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열정’이었다. 이 씨는 지난해 말 호페의 ‘링컨의 애도’라는 음악을 우연히 접했다. 일면식도 없는 작곡가에게 e메일을 썼다. 가사를 붙여 노래로 부르고 싶다고. 이내 답이 왔다. ‘맞다. 내 곡은 모두 노래로 불리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당신이 노래를 불러 보면 어떻겠는가.’

이후 호페와 그는 e메일과 전화로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함께 음악을 만들어갔다. “호페 선생님이 2012년 네 번째 내한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무대 위에서 함께 음악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하셨죠. 저도 제가 이렇게 노래에 푹 빠질 줄은 몰랐어요. 오래오래 사람들의 가슴에 남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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