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따뜻함이 제 꿈 이뤄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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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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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도움으로 요리사 꿈을 이룬 이승미 씨. SK커뮤니케이션즈 제공
SNS의 도움으로 요리사 꿈을 이룬 이승미 씨. SK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이승미 씨(19)의 꿈은 요리사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초 아버지가 급성 간부전으로 쓰러진 뒤 그 꿈은 멀어져 갔다. 자신의 간 70%를 떼어내 아버지에게 이식하면서 몸이 급격히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 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였다.

싸이월드가 이 씨의 사연을 소개하자 누리꾼들이 부지런히 퍼 나르고 올린 것. 이를 계기로 이 씨는 ‘드림캠페인’의 주인공으로 선정돼 지난달 부평역 앞에 스파게티와 샌드위치 등을 파는 조그만 카페를 열었다. 개점 비용은 싸이월드가 다 냈다.

누리꾼들의 도움은 이 씨를 드림캠페인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이 씨가 인테리어를 앞두고 블로그에 샘플 사진을 올리자 누리꾼들은 마치 자기 일인 양 적극적으로 평가를 해줬다. 메뉴에도 누리꾼들의 흔적이 묻어 있다. ‘일촌파스타’, ‘사이좋은 샌드위치’, ‘드림쿠키’ 등 톡톡 튀는 메뉴는 모두 그들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 씨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앞다퉈 도와주는 게 신기했고 직접 카페로 찾아오는 걸 보면 SNS가 피상적인 인간관계만을 맺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올 4월에 시작된 드림캠페인은 싸이월드에 이루고 싶은 꿈을 올리면 이를 본 누리꾼들이 ‘공감’과 팬 맺기, 응원 댓글을 등록함으로써 마지막으로 하나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실현된 드림캠페인의 꿈은 6건이다. 꿈의 사연도 다양하다.

미국여행 중 동해가 일본해로 잘못 표기된 것을 보고 한국을 더 널리 알려야겠다고 결심한 송광의 씨(28)도 드림캠페인의 주인공이다. 송 씨는 그동안 여행 중 만난 외국인들에게 틈틈이 한국을 홍보해 왔다. 하지만 자금도 부족하고 조직도 없어 한계를 느꼈다. 송 씨는 SNS의 ‘번식력’을 동원해 같은 뜻을 품은 동료와 후원자를 얻고 싶었다. 그래서 싸이월드 드림캠페인에 노크를 했고 주인공으로 선정돼 다음 달 유럽에서 한국을 알릴 예정이다. 한국 홍보 방법은 현재 온라인을 통해 아이디어 공모 중이며 같이 떠날 동료도 뽑고 있다.

SNS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 ‘무작위성’과 순식간에 퍼지는 ‘번식력’ 때문에 부정적 평가를 많이 받아 왔다. 하지만 드림캠페인은 SNS의 새로운 가능성과 순기능적 측면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기준 컴퓨터생활문화연구소장은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기꺼이 꿈 실현에 동참하겠다고 나선 누리꾼들이 드림캠페인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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