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대첩비 69년만에 제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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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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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전적 기록한 비
일제가 경복궁 뒤뜰에 묻어 해남 주민들 원래 터로 옮겨

17일 전남 해남군 문내면 동외리에서 작업자들이 학동리 충무사에서 옮겨온 명량 대첩비를 조심스럽게 땅에 내리고 있다.해남군 제공
17일 전남 해남군 문내면 동외리에서 작업자들이 학동리 충무사에서 옮겨온 명량 대첩비를 조심스럽게 땅에 내리고 있다.해남군 제공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혼이 깃든 명량대첩비가 69년 만에 원래 자리에 세워진다. 전남 해남군과 명량대첩비 이전 추진위원회는 17일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 충무사에 있던 명량대첩비를 문내면 동외리(옛 전라우수영 성 동문 입구)로 옮겼다. 전문가 자문을 거쳐 1주일 안에 동외리 터에 명량대첩비를 세울 계획이다.

정유재란(1597년) 당시 충무공의 명량대첩 전적을 기록한 이 비는 1688년 전라우도 수군절도사 박신주에 의해 세워졌다. 높이 2.67m 너비 1.14m, 무게 5t인 이 비는 보물 503호로 지정돼 있다. 일제는 1942년 3월경 동외리에 서 있던 명량대첩비를 뜯어 서울 경복궁 근정전 뒤뜰로 옮겨 묻었다. 해남 주민들은 1950년 명량대첩비 이전 추진위원회를 조직해 성금을 모금한 뒤 근정전에 방치돼 있던 명량대첩비를 찾아내 충무사로 옮겨 세웠다. 충무사는 명량대첩비가 원래 세워져 있던 동외리 터에서 직선거리로 900m 떨어진 곳이었다. 주민들은 동외리 터가 너무 협소해 훗날 이전을 기약했다. 홍형덕 명량대첩비 이전 추진위원장(82)은 “명량대첩비를 69년 만에 제자리에 세우고 민족정기를 바로잡아 기쁘다”고 말했다.

해남=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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