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음대생들 ‘기부 낳은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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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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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500만원 과동료 수술비 쾌척
소식 들은 기업체 대표 다시 장학금

강원대 음악학과 장학생들이 기업체로부터 받은 장학금 전액을 동료 학우의 수술비로 내놓자 이를 안
기업체가 다시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사진은 3일 열린 ㈜영림임업의 장학금 전달식. 강원대 제공
강원대 음악학과 장학생들이 기업체로부터 받은 장학금 전액을 동료 학우의 수술비로 내놓자 이를 안 기업체가 다시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사진은 3일 열린 ㈜영림임업의 장학금 전달식. 강원대 제공
강원지역의 한 대학에서 훈훈한 ‘기부 바이러스’가 퍼졌다.

4일 강원대(총장 권영중)에 따르면 함수영 씨(23·4년) 등 이 학교 음악학과 학생 10명은 최근 한 기업에서 받은 장학금 500만 원을 같은 과 친구인 조수현 씨(22·여·3년)의 수술비로 기탁했다.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조 씨는 2년 전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는 질환으로 숨이 가빠지면 멈출 때까지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증상을 보인다.

함 씨는 “방학 중 레슨캠프나 학과 음악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수현이 때문에 평소에도 모든 학우가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친구를 돕고 싶은 마음에 다같이 장학금을 수술비로 전달하는 데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선행은 또 다른 선행을 낳았다. 함 씨 등에게 장학금을 기부한 황복현 ㈜영림임업 대표가 학생들의 사연을 듣고 다시 500만 원을 학교 측에 기탁하기로 한 것. 인천에서 인테리어 전문기업을 운영하는 황 대표는 지인인 이 대학 음악학과의 한 교수와의 인연으로 2004년부터 약 1억 원의 학교발전기금과 장학금을 내놨다. 또 매년 20여 명의 이 학교 학생을 채용하고 있다.

황 대표는 “회사에 강원대 출신이 100여 명 근무하는데 채용하는 이유는 정직한 성품 때문”이라며 조만간 500만 원을 다시 기부하기로 학교 측에 약속했다. 또 황 대표는 “학생들의 마음이 너무 아름답다”며 “친구를 아끼는 마음이 변함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함 씨는 “장학생을 대표해 후원해주신 황 대표에게 감사드린다”며 “수현이가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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