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호양학교 태극동종은 다시 울고 싶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04 03:00수정 2010-09-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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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 황현 선생 등이 세운
교육기관서 민족혼 일깨워
종각없어 사무실 책장 신세
박우동 호양정신선양회 회장(오른쪽 사진)은 3일 “전남 구례군 광의면에 복원된 호양학교 안에 동종 종각이 지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양학교 교장을 지낸 박태현 선생의 손자인 그는 1920년 일제 탄압으로 폐교된 호양학교 동종(왼쪽)이 90년 만에 울려 퍼지기를 바라고 있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3일 순천대 박물관 2층에서는 매천 황현 선생(1855∼1910) 순국 100주년을 맞아 전시회 준비가 한창이었다. 유품 40여 점 가운데 높이 50cm, 지름 25cm 크기의 동종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동종 중앙에는 태극무늬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이 동종은 민족교육기관인 호양학교에서 민족정신을 알리던 것으로 현재는 전남 구례교육청 소유다. 동종이 걸렸던 호양학교는 1908년 현곡 박태현 선생(1856∼1925)이나 매천 선생 등 민족 지도자들과 전남 구례군 광의면 주민 200여 명이 뜻을 모아 만든 학교다. 교사 6명이 12년 동안 학생 100여 명에게 지리, 수학 등 신학문을 가르쳤다.

호양학교는 일제의 탄압정책으로 1920년 폐교됐고 동종도 함께 사라졌다. 주민들은 광복 다음 해인 1946년 호양학교의 후신인 방광초등학교를 설립했다. 주민들은 이때 다시 호양학교 동종을 누군가 찾아와 방광초교 교장실에 보관했다. 26년 만에 동종을 찾게 된 사연은 ‘시장에 판매된 동종을 주민들이 다시 사왔다’, ‘누군가 보관하고 있었다’는 각종 설이 분분하지만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방광초교가 1999년경 폐교되면서 동종은 다시 구례교육청으로 옮겨졌다. 현재는 도난 우려 때문에 구례교육장 사무실 책장에 보관돼 있다.

일각에서는 동종이 책장에 보관돼 있는 것이 관심 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호양정신선양회는 2006년 복원된 호양학교에 종각을 짓는 것을 4년째 구례군 등에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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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동 호양정신선양회 회장(76·순천시 행동)은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호양학교 동종이 90년 만에 다시 울려 퍼져 독립과 민족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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