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손숙, 39년 만에 연극서 호흡 맞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6일 03시 00분


20일부터 ‘드라이빙 미스데이지’서 명연기 하모니 펼쳐

“근 40년 만에 함께 연극 무대에 오르니 설레고 행복합니다.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기분이에요.”

배우 신구(74) 손숙 씨(66)는 5일 서울 중구 메트로호텔에서 열린 연극 ‘드라이빙 미스데이지’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20일부터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내 초연으로 막을 올리는 이번 작품에서 신 씨는 흑인 운전사 ‘호크’로, 손 씨는 깐깐한 백인 주인할머니 ‘데이지’로 출연한다. 두 사람이 함께 호흡을 맞춘 것은 1971년 연극 ‘달집’ 이후 39년 만으로, 연극배우였던 신 씨가 TV로 주 무대를 옮기면서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손 씨는 “늘 같이 공연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와서 정말 기쁘다. 나이가 적지 않은 배우들인 만큼 어쩌면 함께 작품을 하는 게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극은 1987년 미국에서 초연된 뒤 1989년 동명 영화로 만들어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1990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1990년)을 받았다. 72세 고령의 여주인과 10여 년 연하의 흑인 운전사가 인종, 성별, 나이 차를 넘어 30년 동안 쌓은 우정을 잔잔히 그렸다. 신 씨는 “노인들이 주연인 작품이지만 정치, 문화, 종교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세대 구분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배우는 대본을 일주일 만에 다 외울 정도로 작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공연계에는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신 씨는 다른 활동 제의를 마다하고 이 작품 연습에만 몰두하고 있다. 윤호진 연출가는 “오랜 경륜이 쌓인 배우들이 선보이는 명연기의 하모니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일∼9월 12일 명동예술극장. 2만∼5만 원. 1644-2003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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