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만의 첫 남성교수 “주변과 소통-남학생들 롤모델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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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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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생활과학대 임용 김준하 교수

“유일한 남자라 그런지 가끔 교탁 위에 케이크나 캔디가 놓여 있더라고요.”

1966년 처음 문을 연 뒤 44년 동안 여성 교수만 있던 경희대 생활과학대에 올해부터 남성 교수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주거환경학과 김준하 교수(38·사진). 2001년 미국 미네소타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그는 조지아공대에서 시설 관리(Facility Management) 전공으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올해 3월 경희대 생활과학대 사상 첫 남자 교수로 임용됐다.

4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교정에서 만난 김 교수는 “면접 때 ‘혼자 남성인데 잘 적응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유학시절 지도교수도 여자분이었고, 워낙 여성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이라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생활과학대에는 아동가족학과, 주거환경학과, 의상학과, 식품영양학과 등의 학과가 있다. 21명의 교수 가운데 김 교수를 제외한 20명이 여성이고, 재학생 741명 중 여학생이 633명이다. 김 교수는 “남성이 많은 조직보다 합리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쿨’한 인품을 갖춘 교수가 많아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술자리가 많지 않은 것도 장점”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소수인 남학생들이 약간 패기가 부족하고 위축돼 있는 것 같다”며 “남학생들의 자신감을 북돋우는 것도 나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건축학과 경영학이 접목된 시설 관리 전공은 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분야를 집중 육성하려던 대학 측은 CNN 등에서 시설관리 경험까지 갖춘 김 교수를 적임자로 낙점했다. 이영순 학장(62·여)은 “교수사회에 다양한 소통을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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