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축구 국가대표 출신 탈북자 문성민 씨 “통일되면 평양서 한국축구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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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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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축구 지도자 자격증 취득

북한에서 축구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다 2003년 탈북한 문성민 씨(오른쪽)가 24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양원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한민족학교 학생 18명과 함께 축구 수업을 하고 있다. 문 씨는 올해부터 이 학교 체육교사로 봉사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북한에서 축구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다 2003년 탈북한 문성민 씨(오른쪽)가 24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양원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한민족학교 학생 18명과 함께 축구 수업을 하고 있다. 문 씨는 올해부터 이 학교 체육교사로 봉사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북한에 돌아가서 생활비가 필요하면 나눠 쓰든지 회식이라도 넉넉히 하라고 주려 했어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0 월드컵 예선 한국 대 북한 전이 열렸던 지난해 4월 1일 탈북자 문성민 씨(38)는 미화 100달러짜리 5장을 손에 쥔 채 북한 선수단이 머물렀던 호텔 로비를 서성댔다. 북한에서 함께 축구선수로 뛰었던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24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양원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문 씨는 “나도 1994∼1995년 북한 국가대표 선수였다”며 “끝내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 아쉬웠지만 통일되는 날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씨는 프로팀이 없는 북한에서 정상급 축구팀인 철도부 소속 ‘기관차 체육단’ 등에서 선수로 뛰다가 은퇴하고 조선체육대를 졸업했다. 2003년 8월 두만강을 건넌 문 씨는 “북한은 통제가 많아 자유롭고 새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었다”고 탈북 동기를 설명했다. 가족도 모두 탈북해 한국에 있다.

문 씨의 아버지는 북한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던 문기남 씨(62)다. 탈북 뒤 울산대 축구감독을 거쳐 울산과학대의 여자축구팀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 씨는 2월 연세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뒤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대안학교인 한민족학교에서 체육 등을 가르치고 있다. 문 씨는 “대한축구협회처럼 축구와 관련된 곳에서 계속 일하다가 통일 되면 평양에 가서 한국축구를 전파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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