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km 한걸음 한걸음 안중근 의사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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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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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데라시타씨 직장도 관두고
일본∼한국 사죄의 도보순례

데라시타 다케시 씨(오른쪽)가 지난해 12월 25일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한일 도보순례에 나서면서 다이린사의 주지스님과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제공 아이쿱
데라시타 다케시 씨(오른쪽)가 지난해 12월 25일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한일 도보순례에 나서면서 다이린사의 주지스님과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제공 아이쿱
일본인이 안중근 의사 순국 100년을 맞아 일본에서 한국까지 2200km에 이르는 추모 및 사죄의 도보 순례에 나서 화제다. 22일 오전 부산항에 도착하는 주인공은 일본생활협동조합에서 30년간 근무한 데라시타 다케시(寺下武·58) 씨. 1952년 오사카(大阪)에서 태어난 그는 20세 때부터 한국에 관한 책을 접했고, 일본생협에서 평화운동 활동을 하면서 한반도의 아픈 역사를 알게 됐다. 그는 한일강제병합 100년, 안 의사 순국 100주년인 올해 한일 간 우호관계를 실현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도보 순례를 결심했다. 3개월 전 직장도 그만뒀다.

그의 도보 순례는 지난해 12월 25일 안 의사가 생전에 쓴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나라를 위해 몸을 헌신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란 글씨가 보관된 일본 미야기(宮城) 현에 있는 사찰 다이린(大林)사에서 시작됐다. 이후 일본 나가노(長野), 히로시마(廣島), 시코쿠(四國) 지방 등지를 돈 뒤 22일 부산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한다.

1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하루 평균 30km 이상 걸을 데라시타 씨를 격려하고 안 의사의 평화정신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한국 아이쿱(iCOOP)생협이 도보 연대행진 및 거점지역 교류회를 갖는다. 그는 부산에 도착한 뒤 민주공원과 백산기념관을 방문한다. 이어 임진왜란의 흔적이 남아 있는 진주성과 5·18민주화운동이 있었던 광주와 전남 순천을 둘러보고 충남 아산, 천안을 거쳐 다음 달 2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도착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서대문형무소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방문하고 다음 달 26일 열리는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그의 도보 순례 일정과 사진은 블로그 ‘평화를 위한 도보여행(blog.daum.net/walkingforpeace)’에서 볼 수 있다. 데라시타 씨는 이번 도보 순례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농촌지역에서 친환경 농작물을 재배하며 노후를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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