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속 떠난 미당, 함박눈과 함께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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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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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 10년만에 기념사업회 출범

미당 서정주 시인의 10주기를 맞아 열린 미당기념사업회 창립대회. 김남조 서정춘 김화영 김기택 시인 등 100여 명의 문인이 참석했다. 김윤정 인턴기자 연세대 주거환경학과 3학년
미당 서정주 시인의 10주기를 맞아 열린 미당기념사업회 창립대회. 김남조 서정춘 김화영 김기택 시인 등 100여 명의 문인이 참석했다. 김윤정 인턴기자 연세대 주거환경학과 3학년
27일 오후 서울 중구 ‘문학의 집·서울’에 모인 문인들 사이에서 환호와 탄성이 터졌다. 유리벽 너머로 날리는 눈발 때문이었다.

미당 서정주 선생이 타계하던 2000년 12월 24일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미당기념사업회 창립대회를 마무리 짓는 이날 내린 눈이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문학평론가 이경철 씨는 “10년 전 돌아가시던 날에도 꼭 지금처럼 함박눈이 내렸다”며 감회에 젖었다.

지난해 10월 20일 발기인 대회를 한 미당기념사업회는 이날 창립대회를 갖고 문학평론가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을 이사장으로, 이혜선 김기택 시인을 감사로 추대했다. 김남조 서정춘 이근배 김화영 김성우 윤후명 유안진 문정희 박건한 윤재웅 문태준 시인 등 문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미당 서정주 선생은 그동안 ‘한국 시의 정점’이란 찬사와 함께 일각으로부터는 친일 작품이나 군사정권을 옹호한 작품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사장으로 추대된 홍 전 총장은 “미당은 하늘이 내렸다고 할 수밖에 없는 천재적 재능을 지녔지만 개인의 욕망과 공적 권력을 조화시키는 데 많이 서툴렀다”며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아버지처럼 따를 만큼 인정이 많았고 누구보다 이 나라의 문화를 사랑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미당기념사업회는 창립대회를 시작으로 월례 시낭송회를 열고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미당 서정주의 집’ 개관 및 10주기 추모 행사 등을 준비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김윤정 인턴기자 연세대 주거환경학과 3학년
유재연 인턴기자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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