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뿌리’ 찾아 한국에 온 日도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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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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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서 작품활동 다나카 씨 개인전… “양국 문화교류 기여”

다나카 사지로 도예전 개막식이 23일 서울 롯데아트갤러리에서 열렸다. 건배하고 있는 오재희 전 주일대사(왼쪽)와 다나카 씨. 김재명 기자
다나카 사지로 도예전 개막식이 23일 서울 롯데아트갤러리에서 열렸다. 건배하고 있는 오재희 전 주일대사(왼쪽)와 다나카 씨. 김재명 기자
일본 도예가 다나카 사지로 씨(72)는 한국 도자기에 매료돼 한국의 흙과 물, 불로 옛 차 그릇을 재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아트갤러리에서 다나카 씨의 개인전 개막식이 열렸다. 한국에서 여는 첫 전시회다. 개막식에는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대사, 김수한 한일친선협회 회장, 아베 다카야 일한문화교류기금 사무국장, 김기형 전 한국도자문화진흥협회 회장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오랫동안 일본 가라쓰에서 도공생활을 했습니다. 가라쓰 도기의 시조는 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끌려온 도공이지요. 400여 년 전 조선의 도자 장인들이 일본에 가져간 기술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고향에 돌아오는 셈입니다.”

다나카 씨는 1979년 오카야마 구라시키 전시를 시작으로 도쿄, 미국 뉴욕 등에서 개인전을 28회 열었다. 2005년에는 도쿄에서 ‘고려다완 특별전’을 열기도 했다.

언젠가 한국의 흙으로 도자기를 구워 문화교류에 공헌하겠다고 마음먹은 그의 의욕은 우연히 부산의 실업가 김태인 씨를 만나면서 현실이 됐다. 2003년 김 씨의 도움으로 울산 울주군 상북면에 구산요(龜山窯)를 만들었다. 김 씨는 “한국에 뼈를 묻고 싶다는 도자기 장인의 각오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 전시회를 주선한 오재희 전 주일대사는 “구산요에서 불철주야 연구를 거듭하는 다나카 선생의 열의와 꿈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시회에서는 ‘벽수다기일식(碧水茶器一式)’ 등 다완 17점을 포함해 모두 54점의 도자기를 선보인다. 일본 도자기 평론가 하야시 야세이조 씨는 “다나카 씨의 차 그릇은 다른 일본 도예가들이 한국 도자기를 단순 모방한 작품들과 달리 독특한 풍격과 독자적인 미의식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27일까지. 02-726-4428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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