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m 산행마다 1만원… 1000만원 쌓였네요”

  • 입력 2009년 1월 13일 02시 55분


산악인 엄홍길 씨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희망기금 전달

“산에서 20m를 걸을 때마다 1만 원씩 모은 기금이 1년 동안 1000만 원이 됐습니다.”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위한 ‘희망기금’ 1000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에 전달했다.

엄 대장은 지난해 4월 한국노바티스와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위한 ‘희망기금’ 적립 체결식을 갖고 2008년 한 해 동안 산행을 할 때마다 20m당 1만 원씩을 적립하기로 했다.

엄 대장은 노바티스 희망대사. 지난해 2월 만성골수성백혈병 및 전이성위장관기질종양 환자들을 위한 희망대사로 위촉됐다.

지난해 엄 대장은 백두산, 도봉산, 에베레스트 등 13개 산(총높이 2만 m)을 등반해 1000만 원의 기금을 적립했다.

엄 대장은 “지난 1년간 희망대사를 해오면서 만성골수성백혈병이 불치병이 아니라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병이란 걸 알게 됐다”며 “이번 희망기금을 통해 환자들이 한 걸음 한 걸음 산에 오르듯이 도전과 희망의 정신으로 병을 이겨낼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9월 청소년과 함께한 스칸디나비아 지역 오지탐험 및 9월 노바티스 ‘암 환자를 위한 희망 등반’ 등을 통해 암 환자들의 고통과 삶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엄 대장은 “자기 자신과 싸우면서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등정에 성공한 경험담이 환우(患友)들에게 꿈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도 환우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피터 야거 한국노바티스 사장은 “엄 대장과 함께 마련한 기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돼 매우 뜻 깊다”며 “앞으로도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위한 연구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엄 대장이 기탁한 기금은 ‘사랑의 열매’를 통해 생활형편이 어려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병원비 지원에 사용된다. 지원 대상자는 총 10명으로 사단법인 한국혈액암협회를 통해 선정될 예정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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