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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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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윤동주 시비를 세우며 예술교육을 통해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 하늘이 내게 준 사명이란 생각을 다졌습니다.”
일본 교토 조형예술대의 도쿠야마 쇼초쿠(78·사진) 이사장이 7일 오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대학을 지향하며’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했다. 도쿠야마 이사장은 일본 예술교육 분야의 대가이며 지한(知韓) 예술가로 유명하다.
그와 윤동주의 인연은 각별하다. 그는 “예술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산 땅이 공교롭게도 윤동주의 자취방이 있던 곳이었다”며 “시를 통해 평화(독립)를 염원하는 마음을 보여준 그를 기리기 위해 그곳을 대학 거점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도쿠야마 이사장은 윤동주가 유학한 도시샤(同志社)대의 5년 후배이기도 하다. 그는 “대학시절 일본 군수물자가 수송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학생운동을 했고 그 때문에 투옥된 적이 있다”며 “그때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예술대 설립을 결심하게 됐다. 내 삶과 윤동주의 삶에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도쿠야마 이사장은 강연회에서 “냉전 이후에도 지구 곳곳에서 계속되는 전쟁 살육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술의 상상력과 창조력이 필요하다”며 “예술운동을 통해 전쟁과 평화, 전쟁과 예술에 대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세대와 지역을 초월한 예술운동 △동아시아 연대를 통한 평화 추구 △예술의 창조력을 통한 사회 변혁 △예술운동의 이상과 철학을 탐구하는 대학 등을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