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마, 우리처럼 이겨내”

  • 입력 2008년 5월 3일 03시 01분


삼성 서울병원이 2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연 ‘어린이날 큰 잔치’에서 투병 중인 어린이 환자들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삼성 서울병원이 2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연 ‘어린이날 큰 잔치’에서 투병 중인 어린이 환자들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아프고 힘들다고 포기하면 안 돼요. 모두 파이팅!”

멋진 바이올린 연주를 끝낸 박수민(14) 군은 100여 명의 관객을 바라보며 수줍게 외쳤다.

소아암을 앓았던 박 군은 꾸준한 투병생활 끝에 이제 거의 완치 단계에 이르렀다.

박 군은 “소아 병동에 있을 때 병원 학교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배웠다”며 “지금 투병하고 있는 다른 친구들이 건강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주했다”며 웃었다.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한때 생사의 기로에 놓였으나 이제는 건강을 되찾은 ‘기적의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삼성서울병원은 어린이날을 맞아 2일 본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난치성 질환 완치 어린이 홈커밍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난치성 질환을 잘 극복해낸 55명의 아이들과 삼성서울병원 소아병동에 입원해 있는 50여 명의 환우들이 함께했다.

각종 캐릭터 인형을 쓴 자원봉사자들은 아이들의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을 해 줬고, 얼굴에 형형색색의 물감을 칠한 아이들은 공연이 끝날 때마다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태어나자마자 호흡기에 문제가 생겨 지금까지 폐쇄성기관지염을 앓고 있는 이선용(15) 군도 무대 위에서 큰 박수를 받은 주인공 중 하나.

항상 긍정적으로 생활해 모두가 인정하는 ‘스마일 맨’ 이 군은 아픈 몸으로 취미로 배운 기타 실력을 맘껏 뽐냈다.

이 군은 “몸이 불편해 학교는 다니지 못하지만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병원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기타 연주를 가르쳐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소아병동에 입원 중인 환우들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의 율동을 따라하며 환하게 웃었다.

행사를 준비한 이문향 소아청소년 진료센터장은 “난치성 질환을 잘 극복하고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을 축하하고, 더불어 힘들게 투병 중인 환우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주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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