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빈씨 열 손가락 없이 8035m 가셔브롬Ⅱ 정복

  • 입력 2006년 7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열 손가락이 없는 산악인 김홍빈(43·사진) 씨가 히말라야 가셔브롬Ⅱ(8035m) 등정에 성공했다.

‘2006 한국가셔브롬 Ⅰ·Ⅱ원정대’(단장 윤장현)는 김 씨와 파트너 김미곤(35) 씨가 22일 0시 남릉 캠프4(7350m)를 출발해 11시간의 등반 끝에 오전 11시 25분경 파키스탄 카라코람 히말라야의 가셔브롬Ⅱ 등정에 성공했다고 25일 광주시산악연맹에 알려 왔다.

김홍빈 씨 등은 베이스캠프(5200m)로 하산한 뒤 기상 여건과 체력 상태를 봐가며 가셔브롬 Ⅰ(8068m)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김홍빈 씨는 이번에 히말라야 8000m급의 첫 등정에 성공했으며, 김미곤 씨는 마칼루(8463m)와 초오유(8201m)에 이어 세 번째 올랐다.

김미곤 씨는 손가락이 없어 캠프 설치는 물론 등산화 끈조차 혼자 힘으로 매기 힘든 김홍빈 씨의 손이 돼 극한상황을 함께 이겨냈다. 두 사람은 광주학생산악연맹에서 만나 10여 년 넘게 우정을 쌓아온 등반 파트너.

김홍빈 씨는 1991년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6194m) 단독 등반 도중 정상 바로 밑에서 고립되면서 동상에 걸려 손가락을 모두 잘라내는 좌절을 겪었으나 꾸준한 재활훈련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1997년 유럽 최고봉인 엘브루스(5642m) 정상에 오르며 제2의 산악 인생을 시작했고,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장애인 동계올림픽에 스키 대표로 참가했다.

7대륙 최고봉 등정에 도전 중인 그는 이미 매킨리와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 남미 아콩카과(6962m)를 올랐으며 내년까지 에베레스트와 남극의 빈슨매시프(4897m), 오세아니아 칼스텐츠(4884m) 등 남은 7대륙 최고봉 등정을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다.

광주시산악연맹 서은호 사무국장은 “김홍빈 씨가 이번 등정이 장애우에게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전해왔다”고 소개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