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식 전 체육회장 88세로 별세

  • 입력 2006년 1월 16일 1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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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의원과 국회 부의장을 지낸 한국 체육계의 원로 민관식(閔寬植. 민관식) 전 대한체육회장이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1918년 개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제일고보와 수원농대, 일본 교토(京都)대를 졸업했으며 학계, 정계, 체육계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3대 민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고인은 4,5대 민의원과 6대 국회의원까지 서울 동대문구에서 당선됐으며 10대 총선에서는 정치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중구 선거구에서 선출돼 국회 부의장과 국회의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체육계와는 1964년 일본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22대 대한체육회장을 맡으며 1971년까지 인연을 맺었다. 1968년부터 1970년까지는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을 함께 맡으며 서울 무교동 체육회관과 태릉선수촌을 건립, 스포츠 근대화의 토대를 이룩했고 한국체육 발전에 큰 공헌을 해 '한국스포츠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1966년에는 대한약사회 회장을, 1971~74년까지는 문교부 장관을 지냈다. 1995년에는 동아마라톤 꿈나무재단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고인은 축구와 육상, 테니스, 탁구, 정구협회 등 5개 종목에 걸쳐 단체장을 맡았고 자타가 인정하는 '테니스 마니아'였다. 고인은 60년대 자신의 아호인 소강(小崗)을 딴 '소강배 전국중고테니스대회'를 창설해 50여년이 넘도록 개최했다.

생전에 국가 대표 선수 훈련장 건립을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내세웠던 고인은 '선수촌을 지으려면 태릉으로 가보라'는 꿈을 꾸고 난 뒤 태릉의 부지를 찾아냈다는 일화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무궁화장(1970년), 청조근정훈장(1974년), 체육훈장 청룡장(198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훈장(1995년) 등을 받았다.

'건강을 잃으면 인생 전부를 잃는다'는 생활신조를 지녔던 고인은 미수(米壽)의 나이에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즐겼으며 별세 전날인 15일에도 테니스 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호(81) 씨와 병의(63·개인사업) 병찬(52·〃) 병환(49·공무원) 씨 등 3남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이며 발인은 20일 오전 9시. 02-3410-6915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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