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05, 부진을 털고… 웰컴! 2006, 힘찬 재도약

  • 입력 2005년 12월 3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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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5, 웰컴 2006.’ 2005년의 지는 해를 바라보며 새해에는 힘찬 재도약을 다짐하는 해외파 스타 4인방이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박세리(CJ), 미국프로야구(MLB)의 김병현(콜로라도), 미국프로농구(NBA)의 하승진(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챔피언십리그)의 설기현(울버햄프턴). 부진과 침체의 한 해를 보냈던 이들 4인방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비지땀을 쏟으며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최악의 한해’ 박세리 부진

박세리(28·사진)는 2005년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을지도 모른다. 1998년 LPGA투어 진출 이후 최악의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12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단 한 차례도 들지 못한 채 컷오프 탈락 3회에 기권 4회. 시즌 상금 6만2628달러로 상금 랭킹 102위에 처졌다. 평균 타수는 74.21타까지 치솟았다. 9월에는 미LPGA에 ‘병가’에 해당되는 ‘메디컬 익스텐션’을 신청하고 시즌을 중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었지만 박세리는 아픈 만큼 성숙해지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 현재 미 플로리다 주 올랜도 집에 머무르며 내년 시즌 재기를 향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것.

박세리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겪었던 힘든 순간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싶다”며 “내가 갖고 있는 기량을 회복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를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그는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빡빡한 스케줄 속에 동계 훈련에 매달리고 있다. 내년 1월 전체적인 대회 출전 스케줄이 잡힐 것 같다는 박세리는 “2006년 새해에는 좋은 일만 많았으면 좋겠다”며 “앞으론 웃는 얼굴로 고국 팬들에게 인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절반의 성공’ 김병현

콜로라도 김병현(26·사진)에게 올해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최근 콜로라도 홈페이지는 ‘김병현의 영입은 의도하지 않은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올 시즌 성적은 5승 12패에 평균자책 4.86.

보스턴 시절이던 2004년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김병현은 시즌 전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콜로라도로 이적했다. 콜로라도가 김병현에게 바란 것은 애리조나 시절 보여 줬던 특급 마무리 실력. 그러나 시즌 초 불펜투수로 기용된 김병현은 3패에 평균자책 7.66으로 부진했다. 실망한 콜로라도는 김병현을 내보내려 하기도 했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자 김병현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그러자 김병현은 다른 투수가 됐다. 선발 등판한 22경기에서 5승 9패에 평균자책 4.37을 기록하며 팀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선발 투수로서의 가치를 인정한 콜로라도는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김병현에게 꾸준히 잔류 요청을 하고 있다.

그러나 완벽주의자인 김병현은 여전히 자신의 구위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김병현은 “올해처럼 던질 수는 있지만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다. 돈이나 계약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예전의 밸런스만 찾을 수 있다면 1년 동안 쉬고 싶은 생각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김병현은 애리조나 시절의 좋았던 구위를 되찾기 위해 하루 7시간의 맹훈련을 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적응 끝났다” 설기현

“특별히 좋거나 잘한 것이 없었던 무난한 한 해였어요. 이제 적응 단계는 지났으니 내년부턴 좀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해를 보내는 설기현(27·사진)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벨기에 안데를레흐트에서 잉글랜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로 옮겼다. 그가 “적응 단계를 지났다”고 한 것은 영국에서의 생활을 말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한국을 기사회생시켰던 그는 한국인들의 뇌리에 이름 석 자를 강렬하게 새겨 넣었다. 그의 팀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인 챔피언십리그 소속이다. 그는 28일 현재 2005∼2006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선 팀의 통산 7000호 골도 작렬시켰다. 그는 2004∼2005 시즌에선 28경기 4골을 기록했다.

그는 벨기에에 비하면 영국의 날씨는 자주 흐리고 비가 온다고 했다. 가족이 건강하게 영국 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어 마음이 놓인단다. 이 같은 안정감을 바탕으로 그는 차분히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 진출의 길도 좀 더 활짝 열릴 것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NBA 센터’ 하승진

NBA는 전 세계 농구 선수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꿈의 무대다. 2004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한국인 최초로 NBA에 진출한 하승진(20·223cm·사진)에게 하루하루는 새로운 역사를 쓰는 일이고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렇기에 새해는 그에게 더욱 가슴 벅차다.

하승진은 젊고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그의 기량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1월 8일 마이애미 히트 전에서 등번호 5번을 달고 처음 NBA 코트를 밟았던 그는 지난 시즌 모두 19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5.5분을 뛰어 평균 1.4득점, 0.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마지막 LA 레이커스 전에서 덩크슛 3개를 포함해 자신의 최다 득점인 13점을 올리는 것으로 첫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경기가 한창인 올 시즌 그는 여전히 주전 센터 조엘 프르지빌라의 백업 요원으로 뛰고 있지만 지난 시즌보다 더욱 성숙한 플레이를 보여 주고 있다. 28일 현재 팀이 치른 27번의 경기 중 8경기에 나서 평균 9분을 뛰었고 2.1득점에 2리바운드. 특히 12일 휴스턴 로키츠와의 경기에서 상대팀 장신 센터 야오밍(229cm)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기량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비록 팀은 9승 18패로 서부콘퍼런스 최하위지만 최근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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