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5000여명 안산공대서 ‘어울림마당’

  • 입력 2005년 10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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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 안산시 안산공과대학에서 열린 ‘2005 외국인 근로자 어울림 마당’ 행사에 참가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출신 등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각국의 홍보 사진을 둘러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23일 경기 안산시 안산공과대학에서 열린 ‘2005 외국인 근로자 어울림 마당’ 행사에 참가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출신 등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각국의 홍보 사진을 둘러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우린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23일 문화관광부와 아리랑국제방송이 주최한 ‘2005 외국인 근로자 어울림마당’이 진행된 경기 안산시 안산공과대학. 중국 필리핀 태국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페루 등에서 온 국내 외국인 근로자 5000여 명은 먼 이국에서의 고달픈 생활을 잠시 접은 채 가을 휴일을 마음껏 즐겼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국내 저명인사 24명과 외국인 근로자 24명 간의 1 대 1 호스트 패밀리 결연식. 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부 장관, 어윤대(魚允大) 고려대 총장, 박미혜(朴美惠) 서울대 성악과 교수, 김인희(金仁嬉) 서울발레시어터 단장, 표완수(表完洙) YTN 사장, 방송작가 이금림 씨와 박순자(朴順子), 신중식(申仲植), 장경수(張炅秀), 황우여(黃祐呂)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결연을 맺은 외국인들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돌봐주는 후견인의 역할을 하게 된다.

어윤대 총장은 “우리도 중동과 유럽 등지로 나가 힘들게 고생하던 시절이 있었다”며 “이제는 우리가 외국인 근로자들을 보듬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필리핀 근로자 필렉스 달라사이(25) 씨는 “한국에 온 지 6개월이 됐는데 음식이나 문화적인 차이로 어려움을 느껴왔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한국에서 생활하는 데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대부분은 열악한 작업장에서 힘든 육체노동일을 하고 있지만 이날만큼은 밝은 얼굴로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15개국 팀이 참가한 국가별 대항 축구경기에서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뛰었고 응원단은 목청을 높였다. 몸싸움은 치열했지만 넘어지면 서로 손을 건네 일으켜 줬다.

“미안해요, 감사합니다.” 이날의 공통어는 영어가 아닌 한국말. 서투른 한국말이었지만 두 단어면 의사소통을 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안산=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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