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한국인 최초로 미국 벨연구소 사장에 오른 김종훈(金鍾勳·45) 씨가 13일 KT를 비롯한 고객사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벨연구소는 노벨상 수상자를 11명이나 배출한 세계 최대 민간통신산업 연구소다.
그는 1992년 멀티미디어 전송장치인 ATM 통신시스템을 생산하는 ‘유리시스템즈’를 설립했다가 6년 후 루슨트 테크놀로지에 10억 달러(약 1조 원)에 팔아 ‘아메리칸 드림’ 성공 신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바 있다.
김 사장이 꿈꾸고 연구하는 미래의 모습은 공상과학(SF) 영화인 ‘스타트랙’이다.
“영화 속에서는 우주선 승무원이 ‘컴퓨터’라고 말하면 PC에 전원이 들어오고 ‘A구간의 지도를 보여줘’하면 화면에 지도가 나옵니다. 굳이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사람이 원하는 정보를 직접 검색할 필요 없이 컴퓨터가 사람의 음성을 명령어로 변환시켜 직접 수행하는 것이죠.”
그는 IT 산업의 발전을 4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는 많은 정보를 보다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통신망 설치. 이어 통신망을 바탕으로 광대역 접속망을 구축하고(2단계) 3단계는 각종 통신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이 개발된다. 4단계는 인간과 컴퓨터, 휴대전화 등 각종 기기와의 거리를 최대한 줄이는 단계.
벨연구소는 나노 기술을 활용해 4단계에 집중하고 있다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벨연구소는 이미 휴대전화로 상대방의 냄새 느낌 영상 음성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상용화 단계를 거쳐 조만간 시장에 내놓을 계획입니다.”
김 사장은 한국의 벤처산업에 대해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IT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은 3%에 불과합니다. 성공한 기업은 모두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 밑바탕에 깔려있습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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