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인천공항세관 강호 마약탐지과장

  • 입력 2004년 8월 17일 18시 49분


강호 인천공항 세관 마약탐지과장이 노련한 마약탐지견인 ‘덴버’를 쓰다듬어주고 있다.-원대연기자
강호 인천공항 세관 마약탐지과장이 노련한 마약탐지견인 ‘덴버’를 쓰다듬어주고 있다.-원대연기자
“‘덴버’, 오늘도 착하게 잘 찾아야지. 자! 어서 가거라.”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입국장. 인천공항 세관 강호(姜鎬·53) 마약탐지과장의 명령을 받자마자 마약탐지견 덴버는 탑승객 쪽으로 가 몸과 가방에 코를 갖다 대고 킁킁거린다. ‘래부라도리트리버’ 종인 덴버는 사람보다 1만배 이상 뛰어난 후각능력을 갖추고 있어 담배 속에 숨긴 소량의 대마도 찾아낸다.

강 과장은 “지난달 미국 서커스 단원이 환승 화물에 숨겨놓은 3.4g의 대마초가 마약탐지견에 의해 적발됐다”며 “서커스단원은 ‘항상 대마를 갖고 전 세계에 공연을 다니는데 이처럼 소량이 걸리기는 처음’이라고 투덜댔다”고 전했다.

전국 11개 세관에 배치된 마약탐지견은 총 32마리. 인천공항의 경우 탐지요원 한 명씩과 짝을 이룬 탐지견 18마리가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등에서 대마 헤로인 히로뽕 코데인 등 다양한 종류의 마약을 찾아내는 검색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2년부터 마약탐지견 관리 업무를 맡아온 강 과장은 이 분야 최고 베테랑이지만 단순히 경험과 육감에만 의존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마약 등의 밀수범과 단속원은 ‘창과 방패’의 두뇌 싸움을 벌이고 있지요. 전산 입력된 우범자 등의 입출국 동향분석과 화물 판별기법 등을 통해 ‘요주의’ 대상을 정하는 등 단속업무도 과학화하고 있습니다.”

마약탐지견들은 인천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하루 150여편의 여객기 가운데 이런 식의 정보 분석을 통해 선별한 25편가량을 집중 검색하고 있다.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들어오는 승객과 특송화물, 향이 강한 고춧가루, 향수 커피 등과 함께 반입되는 수하물이 검색 대상이다.

강 과장은 “해외에서 한국을 ‘마약 청정국’이라고 할 만큼 우리나라 마약 단속의 엄격함은 정평이 있다. 이런 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단속 기법을 더욱 첨단화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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