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창업경진대회 수상 조성옥-최성은-고희경-김상화씨

  • 입력 2002년 10월 29일 18시 27분


29일 중소기업청과 여성경제인협회가 주관한 '제3회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자 4명이 시상식을 마친 뒤 포즈를 취했다. - 권주훈기자
29일 중소기업청과 여성경제인협회가 주관한 '제3회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자 4명이 시상식을 마친 뒤 포즈를 취했다. - 권주훈기자
“여성들도 대박 터뜨릴 사업 아이디어 많아요. 여사장으로 새출발하는 길에 ‘파이팅’ 외쳐 주세요.”

거액의 투자자도 동업자도 없이 ‘나홀로 창업’에 성공한 여성들이 있다. 29일 중소기업청과 여성경제인협회가 주관한 ‘제3회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팀으로 선정된 ‘여사장님’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가장 성공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인물은 AMS 대표 조성옥씨. 조씨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28년간 기아자동차 등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이 분야 전문가다. “뒤늦게나마 새로운 삶을 찾고 싶다”는 생각에 사업에 뛰어들었다.

창업 아이템은 자동차나 전자 부품으로 사용되는 철판을 잘라 가공하는 ‘파인 블랭킹(fine blanking)’ 기술.

조씨는 “여성에게 덩치 큰 철강제품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회의 편견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지만 기술개발 자체는 치밀함과 섬세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오히려 여성에게 더 적합한 측면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만든 회사 이름으로 중국까지 진출할 것”이라며 포부가 대단하다.

물리치료용 의료기계로 우수상을 받은 엔터메디 대표 최성은씨는 몇차례의 실패 끝에 재도전에 성공한 경우. 물리학 박사로 특허를 받은 제품을 몇번 개발했지만 사업수완을 발휘하지 못해 5차례나 잇따라 쓴맛을 봐야 했다. 투자금을 횡령한 동업자와의 소송 때문에 법원과 검찰청에 들락거린 것도 여러 번.

최씨는 “무언가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돈은 없어도 기술력으로 승부가 가능한 작은 제품에 눈을 돌린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밖에 HK코리아를 세운 고희경씨는 교육학을 전공했지만 평소 관심있던 분야를 살려 청정탈취제를 개발했다. 갤러리오채 대표 김상화씨도 한국 고유의 단청과 청, 적, 황, 백, 흑색의 ‘오채(五彩)’를 살린 각종 생활소품로 우수상을 받았다.

이날 상을 받은 여성은 장려상과 협회장상을 포함해 모두 12명.

이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남녀 구분이 어디 있느냐”며 입을 모았다. 사업 초기라서 어려움도 많겠지만 언젠가는 당당한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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