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화제의당선자]수원 장안 박종희후보

  • 입력 2000년 4월 14일 00시 56분


“무엇보다 깨끗한 선거운동을 펼친 것을 알아주신 유권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4선의 자민련 이태섭(李台燮)후보를 누른 박종희(朴鍾熙)당선자는 개표 막판까지 TV를 보며 두 손에 흐르는 땀을 연방 수건으로 닦아내다 ‘당선확실’이라는 표시를 보자 환호했다.

박당선자는 18세 때 부친이 과로로 별세, 농사와 식당일로 5남매를 뒷바라지한 어머니 이정재씨(61)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씨는 관절염으로 걷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아들을 위해 뛰었다.

88년 경기일보 기자로 출발한 그는 92년 5월 동아일보로 자리를 옮겼으며 고위 정치인의 비리를 고발한 기사로 한국기자협회의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출마를 결심했을 때 박당선자에게는 선거자금도 지역구 조직도 없었다. “돈만 뿌리고 당선되면 본전 뽑는 식”의 선거문화를 바꿔야겠다고 결심한 박당선자는 선거법을 위반해 경고받거나 입건된 사례가 한 건도 없었고 고소하거나 고소당한 사례도 없다고 자랑했다.

“얼굴은 봄볕에 그을려 새까맣고 다리는 천근만근, 목은 말을 못할 정도로 쉬었습니다. 그런데 당선 소식을 들으니 그 피로가 모두 가시는군요.” 박당선자는 환하게 웃었다.

<수원〓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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