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종박사, 사재털어 서강대에 3000만원 장학금

  • 입력 2000년 2월 18일 19시 23분


15년 전 퇴직한 국내 사학계의 원로교수가 사재를 털어 마련한 장학기금을 후학에게 전달해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전 서울대와 서강대 사학과 교수이자 국내 동양사학의 개척자인 전해종(全海宗·82)박사. 서강대는 전박사가 최근 이 학교 사학과 발전 및 장학기금으로 3000만원을 기부, 매년 사학과 대학원생 1명을 선정해 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학과에서는 16일 교수와 학생 30여명이 모인 가운데 박사과정 학생 1명에게 장학금 200만원을 전달했다.

서울대 사학과 1회 졸업생으로서 40년대말부터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다 68년 퇴직할 때까지 서강대 교수로 재직한 전박사는 국내 동양사학계의 1세대 학자. ‘한중 관계사 연구’ ‘한국과 동양’ ‘동아문화의 비교사적 연구’ ‘역사와 문화’ 등 한중관계를 중심으로 한 10여종의 저서를 남겼다.

전박사는 94년에도 서울대 동양사학과에 장학기금 5000만원을 기증, 매년 석박사과정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박사는 “인문학이 모든 학문의 기초인데도 최근 다른 분야에 비해 지원이 열악한 것 같아 작은 돈이나마 내놓아 후학들의 공부에 기여하고 싶다”며 기증의 뜻을 밝혔다. 서강대 사학과 학과장 조병한(曺秉漢)교수는 “퇴직 15년이 지났는데도 후학들의 공부를 염려하는 선생님의 깊은 뜻에 후배들이 감동을 받았으며 큰 격려가 됐다”고 말했다.

<박윤철기자> yc9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