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YS 몹쓸짓 했지만 미워하진 않아』

  • 입력 1999년 4월 9일 19시 54분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9일부터 3박4일 간 고향인 경남 합천과 대구 방문길에 나섰다. 전전대통령의 귀향길엔 부인 이순자(李順子)씨와 장남 재국(宰國)씨 등 가족, 장세동(張世東) 허삼수(許三守) 안현태(安賢泰)씨 등 20여명이 수행했으며 합천에서는 김혁규(金爀珪)경남지사 강석정(姜錫廷)합천군수와 주민 등 5백여명이 그를 맞았다.

전전대통령은 대구행 새마을호열차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른바 5공신당설에 대해 “하지않을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들(5공인사들) 각자가 나라를 위해 봉사하려 한다면 이는 말릴 수 없는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내용.

―정치를 재개할 생각이 있는지.

“나는 대통령도 했고, 3,4년 스님 생활도 했고, 형무소도 갔다와 모든 걸 졸업한 사람이다. 무슨 정치를 하겠느냐. 훈수둘 능력이 있으면 훈수나 한 두번 하는 거지.”

―지역감정이 계속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데….

“골이 더 깊어졌다고 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다 잘하는데 지역감정해소는 잘못한다고 평하더라. 인사 등…. 내가 대통령할 때는 지역감정이 없었다.”

―신당 가능성이 있는지.

“5공이 당을 만들자는 것은 내가 백담사에 갔을 때 하도 화가 나서 장세동이 옥에서 나왔기에 당을 만들어 보라고 했더니 안만들더라. 그 후 내가 수양을 많이 했다. 그런 식으론 안된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부산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통령을 지낸 사람을 현 시점에서 평가하지 말라. 역사가 평가하게 될 것이다.”

―김영삼전대통령에 대해 감정이 있는지.

“그 사람이 나에게 몹쓸 짓을 했지만 나는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

―전직대통령의 바람직한 역할은….

“나라가 잘되도록 도와줄 것은 도와주고 잘못된 것은 지적하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싸움을 하면 말리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의 성격과 특징을 파악해 나라를 위해 잘 활용했으면 한다.”

〈대구〓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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