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白壽잔치 할머니, 쌀 1백가마 이웃에 나눠줘

  • 입력 1999년 1월 4일 19시 10분


백수(白壽)를 맞은 할머니가 어려운 이웃 1백가구에 쌀 한가마씩을 나눠 주었다.

3일로 99세 생신을 맞은 김종애(金鍾愛·전북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할머니는 이틀 앞당겨 1일 집에서 열린 백수연(白壽宴)에서 칠보면사무소가 지정한 어려운 이웃 1백명에게 쌀을 한가마씩 전달했다. 비용은 9남매를 비롯한 1백80명의 자손이 전국 각지에서 1년간 보내준 용돈에 집에서 지은 쌀을 보태 마련했다.

김할머니의 이웃돕기는 90년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생일날 이웃 주민 20명에게 쌀 한가마씩을 나눠주다가 지난해부터 1백가마로 늘렸다.

자녀들의 효심도 극진해 9남매중 일곱째인 국민회의 송현섭(宋鉉燮)의원은 3년전 자신이 가사를 쓰고 중견작곡가 김정일씨에게 작곡을 부탁해 ‘오래오래 사세요’를 직접 취입하기도 했다.

송의원은 “어머니는 동냥을 해서 아이들 밥을 먹였을 정도로 한때 곤궁한 세월을 보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을 잘 안다”고 말했다.

김할머니는 아직도 텃밭을 직접 손볼 만큼 정정하다. 자손들이 정치인 학자 사업가로 성장해 넉넉한 살림이지만 10원짜리 하나 허투루 쓰는 법이 없다고 이웃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정읍〓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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