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4명 「천사병원」기금 모금…최일도목사 주도

  • 입력 1998년 11월 10일 19시 04분


행려병자 무의탁노인 등을 돌보는 무료병원을 세우겠다는 ‘밥퍼’목사의 꿈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됐다. 1인당 1백만원씩 기금을 내준 평범한 시민 3천4명의 ‘사랑’이 낳은 기적이다. 무료병원인 ‘천사병원’의 건립기금을 확보하기 위한 ‘천사회원 모집운동’은 다일공동체의 최일도(崔一道·43)목사가 93년9월부터 시작했다. 최목사는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동아일보사)이란 책을 펴내 ‘밥퍼시인’으로 불리는 인물. 최목사는 10일 오후 7시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대광고 대강당에서 천사병원 건립 후원회원 1천여명과 함께 ‘천사의 밤’ 행사를 가졌다.

88년부터 서울 동대문구 전농1동 속칭 청량리 588 쌍굴다리옆에서 의지할 곳 없는 행려병자 무의탁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지어주는 ‘오병이어(五餠二魚·예수가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수많은 사람의 허기를 면하게 해준 성서이야기에서 유래)식당’을 운영해온 최목사는 무료병원을 짓기로 하고 후원자 한사람 1계좌에 1백만원씩 헌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 운동이 시작된 지 5년만에 참여자가 3천4명으로 그동안 모인 기금액이 30억4백만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참여한 사람들은 가수 노영심씨 소설가 양귀자씨 등 유명인도 있지만 대부분은 평범한 시민이다. 당초 8천4명의 후원자를 모아 종합병원을 지을 예정이던 최목사는 이달초 계획을 수정했다. 종합병원이 설 때까지 치료한번 제대로 못받고 죽어가는 노인들을 더이상 두고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달중 병원설계 작업에 착수해 내년말에는 4층 건물로 된 의원수준의 무료병원을 건립키로 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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