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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0월 1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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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수의 방북 중개인은 판문점 총격요청사건 당사자로 검찰에 구속된 대호차이나 장석중(張錫重)사장이었다. 김교수는 장사장의 소개로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2월부터 지금까지 네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했으며 장사장도 함께 북한을 다녀오기도 했다.
김교수는 지난달 12일 네번째로 북한에 들어가 슈퍼 옥수수의 수확 상태를 둘러본 뒤 현재 중국에 체류중이다.
검찰 수사결과 장사장 등은 지난해 12월10일 김교수의 방북건 논의를 계기로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이모참사관 등을 만나 판문점 총격사건을 주문했다. 물론 김교수는 이같은 ‘위험한 음모’를 모르고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김교수가 지난 대선 때 국민회의에 입당해 김대중(金大中)후보에게 표를 달라고 기자회견까지 했다는 점이다. 김후보는 대선 직전 김교수가 경영하는 슈퍼옥수수 농장을 직접 방문해 김교수를 격려했고 김교수는 음모가 진행중이던 12월15일 국민회의에 입당해 지역감정 해소와 김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교수는 이 때 북한의 북풍공작 가능성을 거론하며 “남한의 선거에 대해 북한이 개입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만일 북한이 남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벌인다면 나의 방북계획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었다.
결국 장사장은 김교수 몰래 김후보의 낙선을 위해 북한측과 거래를 시도했고 이 사실을 몰랐던 김교수는 국민회의에 합류해 북한측의 북풍공작을 저지하려 했던 셈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