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IMF한파」…수십년 전통 「판사망년회」취소키로

  • 입력 1997년 12월 26일 20시 09분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와는 무관할 것같은 법원에도 추위가 닥쳐왔다. 수십년 동안 한차례도 거르지 않고 전통을 이어오던 「전체 판사 망년회」가 IMF 한파의 영향으로 올해에는 취소됐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지법 가정법원 판사들은 22일 97년 망년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판사들은 대량실직사태를 앞둔 상황에서 술과 안주를 갖다 놓고 한가롭게 망년회를 열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망년회 취소에는 서울고법 판사들이 앞장섰다. 고법판사 1백2명은 15일 망년회 개최여부를 놓고 투표를 실시한 결과 80명이 반대했다는 것. 고법판사들은 29일 오후 구내식당에서 전체판사회의를 겸한 간단한 저녁식사로 망년회를 대신하기로 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지법 가정법원 판사들도 동참의사를 표명했다. 실제로 가정법원 판사 30여명은 이미 23일 저녁 구내식당에 모여 식사만 하고 헤어졌다. 서울지법 민사51단독 박시환(朴時煥)판사는 『지난해의 경우 회식비용으로 판사 1인당 4만원이 소요됐다』며 『올해에는 구내식당에서 마련한 5천원 정도짜리 식사만 하기 때문에 서울지법에서만 5백여만원의 국민 세금이 절약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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