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검사잡은 경관 『쩔쩔』…검찰「보복」우려 해명 바빠

  • 입력 1997년 12월 10일 20시 15분


경찰이 지난 주말 제주도에서 포커판을 벌이던 검사를 「얼떨결에」 검거한 뒤 잔뜩 긴장하고 있다. 외부에서 자기 조직을 건드리는 것을 절대 용납치 않는 검찰의 독특한 분위기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 제주경찰청은 검찰측에 검거 당시의 경위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고 각 지방경찰청은 「도박검사 체포사건」의 불똥이 언제 어디로 튈지 몰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건을 담당했던 제주경찰청의 한 수사 관계자는 『제보가 언론사에 접수된데다 거액의 포커판을 벌이던 사람 중에 검사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제주경찰청의 한 간부는 『위에서 특별한 지시는 없으나 직원 사이에 몸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서울경찰청의 한 간부는 『제주경찰청장은 물론 수사 담당자들도 남은 임기동안 수도승처럼 생활해야할 것』이라며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의 불안한 마음은 제주도 외 지역의 경무관급 이상 고위간부 사이에서 특히 심하다. 검찰이 오해를 피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 「표적」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고 검사를 검거한 만큼 경찰도 고위간부가 희생될 가능성이 있다는 나름의 분석 때문. 그러나 경찰 일각에서는 『검사라도 범법행위 현장에 있었다면 경찰이 체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면서 『검찰이 이번 사건을 「하극상」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른답지 못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현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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