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싱]유제두 홍수환씨등 왕년의 철권 한자리에

  • 입력 1997년 10월 9일 20시 49분


유제두 홍수환 유명우 장정구…왕년의 내로라 하는 「핵주먹」들은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사각의 링」에서는 두려울 것 없었던 이들도 막상 험한 세상살이엔 힘들어 한다. 그래서 그런지 서로 만나기도 힘들다. 심지어 요즘 어디서 뭘하고 사는지 아예 소식이 끊긴 경우도 흔하다. 건설분야에서 조그만 사업을 하고 있는 전 WBC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장정구(34)는 『링의 세계는 정직하다. 내가 땀 흘린 만큼 반드시 보답을 받는다. 그러나 세상살이는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이들의 세상살이 방법도 가지가지다. 외길인생은 체육관과 프로모터로 후진을 양성하는 유제두와 염동균 정도. 3전4기의 신화 홍수환은 방배동에서 「옥희네 갈비집」을 하며 KBS TV복싱 해설자로 활약중. 17차 방어전까지 성공한 국내 최장수 챔피언 유명우는 예식장업(수원)을 정리, 친정인 복싱쪽으로 다시 돌아오려고 궁리중이다. 돌주먹으로 유명했던 백인철과 문성길은 집에서 휴식중. 백인철은 여수에 상당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땅이 개발제한법에 묶여있고 문성길은 모 신문사 광고 영업사원으로 일하다가 최근에 그만뒀다. 모처럼만에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험했던 세상살이」에 대해 이야기 꽃을 피운다. 10일 오후 7시 서울 종암동에서 열리는 「변정일 복싱 에어로빅 교실」 개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자리를 같이 하는 것. 개관식에는 WBA주니어라이트급 챔피언 최용수(26·극동서부체)와 「터프 가이 탤런트」 최재성(32)이 2분 4라운드로 주먹대결을 펼쳐 이들의 만남을 더욱 빛내준다. 왕년의 흘러간 철권들. 마음은 아직도 펄펄 나는데 몸은 벌써 중년. 참 세월 한번 빠르다.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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