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순항미사일에 軍 “거짓 가능성”… 감시능력 점검부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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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3일 새벽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발사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2000km 거리를 타원과 ‘8’자형 궤도로 비행해 표적을 명중했다”며 ‘핵 전투무력의 임전태세’를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리 군은 “북한 주장의 진위를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찰감시망에 순항미사일은 탐지되지 않았으며 북한의 거짓 주장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한미가 미국 국방부 청사 펜타곤에서 실시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에 맞대응해 핵 투발 수단으로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탐지가 어려운 순항미사일도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탄도미사일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탄두 적재중량이 작아 파괴력은 낮지만 매우 낮은 고도로 비행하며 정확한 표적 타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로 한미의 탐지·요격체계를 뚫을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북한이 주장하는 발사 시간과 장소에 레이더뿐 아니라 감청 수단 등 다양한 한미 정찰감시 자산이 예의 주시하고 있었지만 순항미사일은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작년 11월에도 무더기 도발을 감행하며 동해 울산 앞 80km 수역에 전략순항미사일 2발로 보복타격을 가했다고 발표했고, 우리 군은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바 있다.

따라서 허위 주장을 내세워 남측 대응을 떠보려는 심리전일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한미가 북한의 다양한 핵 공격 시나리오를 가정해 압도적 대응 역량을 확인하는 확장억제 도상연습을 하는 시점에 맞춰 북한도 각종 핵·미사일 도발을 가상한 도상연습 차원에서 전형적 기만 전술을 구사했을 수 있다.

하지만 ‘폭탄 실은 무인기’ 순항미사일은 그 특성상 탐지가 어렵고 항적이 포착돼도 미사일로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작년 말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때 노출한 우리 군의 무능과 혼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북 감시능력을 재점검해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보강하고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북한#순항미사일#거짓 가능성#감시능력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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